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낮 12시 40분쯤 대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살인 혐의로 A(35)씨를 긴급체포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11시 30분쯤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과거 연인 관계였던 3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를 중부경찰서로 호송하고 조사 이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B씨는 경찰이 관리하는 데이트 폭력 신변보호 대상자였다. B씨는 이달 7일 경찰에 A씨와의 분리 조치를 요청하고 위급 상황 시 추적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지급 받았다.경찰은 A씨에 대해 B씨 주변 100m 이내 접근 금지, 통신 금지, 서면 경고 등의 조치를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해 9일부터 보호조치가 시행됐다.
B씨는 이후 A씨의 위협을 피해 집이 아닌 곳에 머물러 왔다. 경찰은 B씨와 통화하며 안전 여부를 파악했고, 사건 전날인 18일 낮까지 B씨가 본래 주거지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후 19일 오전 집에 잠깐 들렀다가 범인에게 피살됐다.
피습 직전 B씨는 위급 상황시 경찰의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로 오전 11시 29분과 33분, 총 2차례 경찰에 긴급호출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500m 가량 떨어진 곳으로 출동하는 등 기술 결함으로 위치 파악을 잘못했고, 결국 호출 12분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 사이 흉기에 찔린 B씨는 119 등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전날부터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한 끝에 이날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살해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