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의 무작위 체포와 기습 납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남을 돕는 자선단체 관계자, 아버지가 피신한 10대 소년 등이 만행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19일 미얀마나우 등에 따르면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 기반을 둔 사회복지단체 쉐마하눼(Shwe Mahar Nwe)의 사무실을 군인들이 급습해 지도자 눼눼윈(Nwe Nwe Win·43)씨를 체포했다. 그는 반(反)쿠데타 세력인 시민방위군(PDF)과 시민불복종운동(CDM)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현재 심문을 받고 있다.
이 단체는 2014년 설립된 자선단체로 헌혈 운동 등도 조직하고 있다. 최근엔 곧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실향민들을 위한 옷 기부를 받고 있었다. 단체 관계자는 "갑자기 들이닥친 군인들이 PDF와 CDM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고 그를 비난한 뒤 사무실 전체를 샅샅이 뒤지고 보육원과 국내 이재민 수용소에 보낼 기부물품을 뜯었다"고 미얀마나우에 말했다. 군인들은 눼눼윈씨를 체포한 지 몇 시간 후 다른 팀원 두 명을 체포하기 위해 사무실로 돌아왔지만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자선 활동을 하는 식당 주인이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심지어 한 교사는 PDF를 재정적으로 지원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사흘 뒤 군인들과 집으로 가던 중 살해됐다.
14일에는 군인들이 군부의 탄압을 피해 몸을 숨긴 아버지를 대신해 13세 아들을 납치하기도 했다. 아이를 인질로 삼은 것이다. 소년의 어머니는 군인들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했다. 한 주민은 "소년의 엄마는 피로 범벅이 됐다"며 "가족이 아이의 상태를 묻기 위해 찾아갔더니 소년의 아버지가 스스로 돌아오면 풀어주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소년의 아버지가 민주주의민족동맹(NLD)에서 대단한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당원에 불과한데 군인들이 혈안이 돼 아이까지 인질로 잡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수치 고문이 이끄는 NLD 관계자의 행방을 캐묻기 위해 군부가 2세, 4세, 5세 등 어린 자녀를 인질로 삼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인질로 잡힌 가족이 구금 중에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