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정부 명칭 '처리수')에 일반 원전에서 방류하는 냉각수와 다른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방사성물질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해 2023년부터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할 계획인 가운데, 안팎에서 제기된 지적을 인정한 것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올해 4월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면서 “한국과 중국 등 다른 나라 원전도 (냉각수 등으로 사용한) 물을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 물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의 종류가 다르다는 비판에 침묵해왔다.
19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틀 전 발표한 도쿄전력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외신기자들에게 설명하는 화상 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일보가 “오염수를 ALPS로 2차 처리해도 요오드 129, 세슘 135, 탄소 14 등 12개 핵종이 제거되지 않고, 12개 핵종 중 11개는 일반 원전 냉각수에 포함되지 않는 핵종이라는 야마모토 다쿠 자민당 의원의 지적이 사실이냐”고 질문하자 도쿄전력 관계자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ALPS를 통해 방사성물질을 제거하지만 이게 결코 제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각 핵종에 대해 방사성물질의 농도를 확실히 측정해 고시농도(기준) 대비 1 미만이 되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은 연료봉이 손상돼 처리수에 일반 원전의 배수에 포함되지 않은 방사성물질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통상적인 원전에 포함돼 있는 것이든 아니든 제대로 방사능 농도를 측정해, 국제 기준을 충족한 후 배수하도록 하는 것은 다른 원전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로 주변국 어업에 영향을 미칠 경우 보상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선 “처리수 방류로 해외에서 어떤 실제 피해가 발생할지 상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실제 피해가 있다는 신고가 있는 경우 처리수 방출에 의해 발생한 피해가 맞는지 제대로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도쿄전력은 정화 처리한 오염수를 바닷물로 100배 이상 희석한 뒤 새로 건설하는 해양 터널을 통해 후쿠시마 제1원전 앞바다 1㎞ 지점 해저에 방류할 계획이다. 도쿄전력은 이렇게 방류할 경우 “방사성물질 삼중수소의 양은 발전소 주변 2~3㎞ 정도만 1베크렐을 조금 초과할 뿐 국제 기준에 비해 극히 미미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지난 17일 발표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18일에는 도쿄 주재 외교관 40여 명을 대상으로, 이날은 외신기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여는 등 “해양 방류의 방사성물질 확산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고 홍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평가보고서에 대해 “해양 방류를 전제로 한 보고서를 내놓은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