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소리나 가보니 이미 떨어져"… 여자친구 19층서 밀쳐 살해한 30대 체포

입력
2021.11.18 21:00
이별 통보에 흉기로 찌르고 집에서 떨어뜨려

여자친구를 흉기로 찌르고 아파트 고층에서 떨어뜨려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동거 관계였던 피해자가 이별 통보를 한 것이 사건 발단으로 알려졌다.

1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살인 혐의로 A(31)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 밤 8시 30분쯤 서초구 소재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B(26)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후 19층 자택으로 끌고 가 베란다 밖으로 밀어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119종합상황실 신고 접수 녹취록에 따르면 17일 밤 8시 25분 이 아파트 주민이 '아파트 정문인데 사람이 떨어졌다. 숨을 안 쉬는 것 같다'고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B씨는 이미 숨진 뒤였다. 서초119안전센터 관계자는 "병원 이송 없이 시신을 바로 경찰에 인계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인근 상인은 한국일보에 "한 주민에게 '악 소리가 나서 가보니 이미 (피해자가) 떨어진 후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A씨는 범행 후 112에 직접 신고해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몇 달간 동거해온 B씨가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재건축 후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한 단지로, A씨는 8월쯤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주민들과 특별히 왕래가 없었다고 한다. 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입주민(A씨)이 누구인지 모르고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최근에야 아파트 입주가 시작돼 옆집 사람도 잘 모르고, 임대인이라도 계약하는 날 한 번 본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 범행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원다라 기자
서현정 기자
장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