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장군' 안중근 향해... 윤서인 "대한민국 군과 상관없어" 또 비하

입력
2021.11.18 21:00
독립운동가 후손 조롱 윤서인, 안중근 의사 비하 
국방부 게시물 공유하며 "누가 보면 군인인 줄"
안중근 의사 스스로 "독립군"... "장군으로 칭해야"
3·1절, 고(故) 백남기 유족 비하 등 문제 발언 반복

웹툰작가 윤서인이 안중근 의사를 비하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독립운동가 후손을 조롱하는 발언을 해 7월 독립유공자 및 후손 463명이 그를 명예훼손과 모욕 등으로 형사 고소한 지 넉 달 만에 이번엔 안중근 의사 비하 발언으로 또 비판받고 있다.



윤서인 "안중근 대한민국 군이랑 전혀 상관없어"

윤서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국방부가 11월 17일 순국 선열의 날을 맞아 올린 게시물을 공유하며 "누가 보면 안중근=군인인 줄"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북한과 싸우신 그 수많은 대한민국 순국선열 군인들 다 놔두고 뜬금없이 대한민국 군인이랑 1도 상관없는 안중근이나 들먹이는 반일에 미친 '북방부' 꼬라지"라고 빈정거렸다.

윤씨의 해당 게시물에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도 구분 못 하는 분이시네", "독립운동=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함 참전용사= 억지로 끌려가서 함", "안중근이 '천황폐하'라고 불렀으니... 우리도 '천황폐하'라고 부르면 되는 건가요? ㅎㅎ" 등 동조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해당 발언을 공유하며 "윤서인이 또 윤서인 했다"는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요즘 재판 때문에 심란할 텐데... 멘털이 나갔는지 헛소리 시전 중이네요", "일본 극우파입니다. 근데 한국말을 구사할 수 있고 한국 국적인", "원래 전부터 그랬습니다. 사람 취급 해 주면 안 됩니다" 등의 댓글로 윤씨를 비판했다.

윤씨는 1월 독립운동가 후손을 비하했다기 비판받은 뒤 이를 해명하는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면서도 안중근 의사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방송에서 "안중근은 나라를 만든 적이 없다"면서 "우리를 병합한 세력의 우두머리(이토 히로부미)에게 총을 쐈기 때문에 독립운동가로 편입시킬 순 있지만 정확히 안중근이 총을 쏠 때의 마음은 독립운동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육군 '안중근 장군'으로 칭해… 숭고한 정신 본받아야

국방부는 17일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우리 군은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강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평화 구현에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국방부는 안중근 의사 유묵인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나라를 위하여 헌신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다) 이미지를 덧붙였다. 안중근 의사 유묵은 안중근 의사가 중국 뤼순(旅順) 감옥에서 남긴 붓글씨로, 그중 26점은 국가 보물로 지정돼 있다.



대한민국 육군은 안중근 의사가 일본 재판정에서 스스로 중장(中將)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그를 의사가 아닌 장군으로 부른다. 국방부에서 순국선열의 날을 기리며 안중근 의사를 언급한 이유이다.

육군은 이명박 정부 때였던 2010년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을 맞아 호칭을 의사가 아닌 장군으로 바꿔 부르기로 방침을 정했다. 계룡대 육군본부의 지휘부 회의실을 안중근 장군실로 이름 지어 장군 호칭 사용을 공식화하고, 국방일보도 안중근 장군으로 호칭을 통일했다. 그러나 국가보훈처는 의사라는 명칭을 그대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혀 호칭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 의거 후 재판정에서 일제를 상대로 스스로 '대한의군참모중장'(大韓義軍參謀中將)이라고 밝혔다. 개인이 아닌 한 명의 독립군으로서 적을 사살했으니 전쟁 포로로 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과거 독립운동가 후손, 3.1 운동 비하 발언… 처벌받기도

윤서인은 1월 12일 페이스북에 친일파 후손과 독립운동가 후손의 집을 비교하는 이미지를 올리며 "친일파 후손들이 저렇게 열심히 살 동안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도대체 뭘한 걸까?"라고 조롱했다.

"사실 알고 보면 100년 전에도 소위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며 독립운동가들을 비하했다. 이에 독립유공자 및 후손 463명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윤씨를 7월 경찰에 고소했고,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되어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다.

윤씨의 문제 발언은 여러 차례 문제가 됐다. 올해 3월에는 "일본 순사보다 더 잔혹무도한 삼일운동 주최자들"이라며 3·1운동을 "우리끼리 폭력운동"이라고 비하해 페이스북 계정이 정지됐다. 2019년엔 조두순 사건을 희화화했다가 피해자 가족들에게 소송을 당해 2,000만 원을 배상했고, 폭력 시위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사망한 고(故) 백남기씨 딸을 비방했다가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정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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