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내년 3월 대선 전, 당 대 당 통합에 나서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밝힌 ‘범진보 진영 대통합’ 구상의 일환이다.
열린민주당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 반대에도 정봉주, 손혜원 전 의원 등이 비례대표 의석을 얻기 위해 만든 강성 친(親)문재인계 정당이다. 소속 국회의원은 최강욱(대표)ㆍ김의겸ㆍ강민정 의원 3명이다.
고용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17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당 대 당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통합 추진을 위한 민주당 측 대표로는 4선 우상호 의원이 지명됐다. 고 수석대변인은 “우리가 힘을 합쳐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정도의 합의된 인식이 있었다”고 통합 배경을 설명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통합 시점이 내년 대선 전이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 속도를 내서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당명 변경 등은 추후 논의 과제로 남겼다. 열린민주당은 이번에 대선후보를 내지 않아 이 후보가 통합 당의 유일한 후보가 된다.
이번 통합 결단에는 이 후보의 의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범진보 진영 대통합 필요성을 강조하며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뒀다. 고 수석대변인도 “이 후보와 상임선대위원장인 송영길 대표가 충분한 의견 교환 뒤에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대선이 범진보-범보수 진영 간 세 대결로 귀착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세 결집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두 당의 통합이 시너지를 낼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고 수석대변인은 “같은 가치를 가진 정당이기 때문에 통합은 자연스럽고 대선 때까지 힘을 합쳐 달려가야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열린민주당은 조국 사태에 사과한 민주당과 달리 여전히 ‘조국 수호’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민생 과제와 거리가 있는 ‘검찰ㆍ언론 개혁’에 특화된 정당이다. 공정성과 민생 회복을 기대하는 민심과는 결이 다를 수 있어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