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8일 경기도 버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자 수험생의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10대 누리꾼들은 "노조 측을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다"는 측과 "죄 없는 수험생들을 희생시킨다"는 식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실제 파업 여부는 경기도 23개 버스업체 노조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노조)과 사측의 최종 협상을 통해 수능 당일 새벽 첫차 운행 전 결정될 예정이다.
노조는 18일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사측 대표와 2차 조정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 협상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수능 당일인 18일 첫차부터 버스 운행을 중단하고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에 소속된 운행차량은 4,559대로 경기도 전체 버스의 44.2%를 차지한다.
노사는 15일 오전부터 16일까지 1차 조정 회의를 가졌지만 최대 쟁점인 근무 형태 변경을 두고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했다. 노조는 "버스기사들이 하루 18시간의 장시간 운전에 시달려 기사 개인의 건강은 물론 승객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하루 8시간씩 교대로 운전하는 '1일 2교대제'로 근무 형태를 바꿔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1일 2교대제'는 해마다 노사 임금 협상에서 핵심 쟁점이다. 몇 년 째 노조가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코로나19로 경영 적자가 누적된 상태여서 처우 개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수능에 미칠 영향을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10대들의 반응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10대 게시판에서는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설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버스 노동자들을 무작정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고3 수험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저렇게까지 하게 방치하고 합의 안 한 버스회사 잘못이 크다"며 "버스 기사님들이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 누리꾼은 "그 동안 오래 시위해왔는데 대중들은 관심 1도 없고 회사도 묵묵부답이었다"며 "이렇게라도 해야 이슈가 되니까 그런 거다”고 노조 측을 옹호하는 반응을 보였다.
수험생들은 노조 입장도 이해가 간다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해 하기도 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버스 기사님들도 죄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며 "내일(수능) 버스 타고 가야 하는데 걱정"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한 다른 누리꾼은 한 SNS에서 "버스파업... 이해는 가는데 경기도 고 3으로서 좀 심란하네"라고 답답해 했다.
고3 수험생을 인질로 잡았다며 파업에 분노를 표현하는 반응도 여럿 있다. 어른들 싸움에 죄 없는 수험생들만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자신을 고3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어른들의 잘못을 왜 학생들에게 돌리냐"며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있는 겁은 다 줘놓고.. 진짜 너무 하다고 생각 안 하세요????"라고 분노했다.
또한 다른 고3 수험생은 "버스 회사 잘못을 왜 하필 수험생이 대신 책임져야 되냐"며 "부모님 못 태워주시고 우리 동네는 택시도 잘 안 잡히는데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하냐"고 수험장 이동을 걱정했다. "그냥 열심히 공부하다가 날벼락 맞았을 뿐인 수험생들에겐 충분히 화낼 권리가 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