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일상회복, 최악 상황 가정한 대책 마련을

입력
2021.11.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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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일 3,187명을 기록했다. 지난 9월 말 3,270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지난달 중순 1,000명대 중반으로 안정되는 듯했던 확진자 숫자는 이달 시행된 거리두기 완화 등 일상회복 조치의 영향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수도권 확진자가 80%를 넘고 서울은 1,436명으로 역대 최다인 것도 심상치 않다.

확진자 증가는 위드 코로나로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문제는 위중증환자와 사망자 증가다. 이날 위중증환자는 522명으로 처음 5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연일 2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현 의료체계에서 500명까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던 방역당국의 예상과 준비보다 더 빠른 증가 속도다. 이에 따른 병상 핍박은 우려할 수준이다. 전국 중환자 병상 중 62.5%가 사용 중이고 수도권 가동률은 76.7%, 서울은 80%를 넘어섰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조치를 일시 중단하는 비상계획의 기준 사례로 제시한 적이 있는 '가동률 75%'를 이미 훌쩍 넘어선 상태다.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와 위중증환자 증가는 우리만 겪는 일은 아니다. 일본 같은 극히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나라가 적게는 서너 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불어난 확진자 대응에 고민하고 있다. 다시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네덜란드를 비롯해 독일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나라가 적지 않다.

국내 확진자 규모나 증가 속도가 이런 유럽 국가 정도는 아니어서 당장 거리 두기 강화를 고민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불어나는 위중증환자 대응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위중증의 80%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자라는 점도 우려된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추가 접종을 기존 6개월에서 4, 5개월로 앞당기는 대처는 당연하다. 나아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선제적 병상·의료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다시 자영업자 희생을 강요하는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