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월 누적 국세수입이 274조5,000억 원에 달해 지난해보다 59조8,000억 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27.9%나 증가한 셈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국세수입을 전년 대비 1.1% 증가한 282조7,000억 원으로 예측했으나, 경기회복세로 실제 세수가 늘자 지난 7월 314조3,000억 원으로 수정했다. 1년도 안 돼 세수 증가율이 12.4%로 높아짐으로써 세수 추계 오차율이 11%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문제는 초과 세수까지 더하면 실제 오차율은 훨씬 높아진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지난 2018년 오차율이 9.5%까지 커지자 세수추계 개선방안까지 시행했음에도 올해 오차율은 사상 최대치에 이르게 됐다. 정부 세수추계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예산배정 등 재정운용의 근간이다. 오차가 클수록 재정정책 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매우 중대한 실책이다.
오차율은 이미 지난 9월 국회 예산심의 때 불거져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사과했다. 홍 부총리는 1~9월 세수실적에 대해선 세수 진도율이 빨라 실적이 급증했으나, 향후 2개월간 세수 둔화로 올해 전체 초과세수는 10조 원대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까지 거론하며 기재부를 벼르는 이례적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역대급 세수추계 오류는 문책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여당의 기재부 질책은 초과세수를 이재명 후보의 추가 전 국민 방역지원금이나 지역화폐 예산 등으로 쓰기 위한 압박용으로 보여 개운치 않다. 코로나19 재정지출 확대로 1~9월 통합재정수지는 여전히 29조6,000억 원 적자인 상태다. OECD 최고인 나랏빚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묻지마 돈 뿌리기’로 가는 건 온당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