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지옥'의 주연배우 유아인이 긴 대사를 원테이크(one take)로 소화한 일화가 전해졌다. 연상호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모든 스태프가 한 마음이 되어 움직였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진행된 '지옥' 제작발표회에서 박경림은 "유아인 배우가 A4 두 장 분량의 대사를 원테이크로 갔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원테이크는 영화에서 쓰이는 촬영기법 중 하나로,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중간에 끊기지 않고 한 번의 컷으로만 촬영하는 것을 말한다.
유아인은 "사실 더 가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오케이'를) 하셔서 거기까지 했다. 내 최근작들 다섯 작품을 합친 정도의 대사였다. 아예 목소리를 내지 않은 작품도 있었다"며 웃었다.
그는 "대사에 대한 부담이 있기도 했지만, 사실 대사라는 게 인물에게는 말이다. 그 말을 실제로 내뱉는 순간 만들어지는 내면의 상태나 외부의 공기 그런 것들이 있다. 그런 걸 순간순간 포착하면서 그 정도의 분량을 쌓아나가는, 끝을 보기 위해 향하는 순간들이 괴롭기도 하고 지나고 보니 흥미롭고 짜릿한 순간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연상호 감독은 "당시에 스태프들이 많았다. 모니터를 보는데 (배우가) 발동 걸렸단 생각이 드는데 걱정이 되더라. 카메라가 돌면 스태프들이 잡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조감독도 보는 순간 '컷 안 한다'는 느낌을 받고 스태프들에게 빠지라고 했다더라. 카메라가 쫙 도는데 스태프들이 아무도 없는 거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같이 느꼈고, 바람 같이 다들 빠졌다"고 떠올렸다.
유아인은 이번 작품에서 서울 한복판에 지옥행 시연이 일어나고 이 현상을 신의 행위라 설명하는 새진리회의 의장 정진수로 분했다. 그는 장발로 외적 변신을 시도했을 뿐 아니라 신비롭고 차분하며 강렬하고 비틀린 심리를 가진 독특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지옥'은 예고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자신의 웹툰을 직접 시리즈로 옮긴 연상호 감독은 "이 작품에서 배우들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며 캐릭터와 완벽하게 부합하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일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