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우선권'이 뭐길래…윤석열 편든 김재원, 이준석에 견제구

입력
2021.11.16 13:00
당무우선권 두고 윤석열 VS 이준석 갈등 지속
'선출된 후보에 당무 의사결정 권한 이양' 규정 
선대위 이어 당무우선권까지 자리싸움 신경전

대선 레이스는 본격화했는데 국민의힘에선 아직까지 자리싸움이 한창이다. 선대위 구성을 놓고 김종인 전 위원장과 윤석열 후보의 '밀당'에 이어 이번엔 당내 의사결정 권한을 놓고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맞붙으면서다. 당무우선권을 둘러싼 힘겨루기다.

당무우선권은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후보에게 당무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권을 넘기는 권한을 말한다. 국민의힘 당헌 74조에 규정돼 있다. 이회창 총재 시절까지 당총재가 자신을 후보로 선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비민주적이란 지적에 따라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윤 후보는 이 규정에 근거해 의사결정의 최종 권한은 본인이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고,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의 영향력과 지분을 유지하겠다고 맞서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날 윤 후보가 당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이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선 한기호 사무총장 교체 여부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보는 분석이 많았다.



당무우선권은 무엇? "후보 선출되면 당 의사결정은 후보에게"

두 사람의 논쟁에 김재원 최고위원은 "윤 후보가 비상대권을 가져가는 게 맞다"며 윤 후보의 손을 들어 줬다. 원칙론을 강조한 것이지만, 윤 후보에게 힘을 실은 행보다. 이 대표와 김 최고위원은 2030 당원 탈당 규모를 둘러싸고 이견을 표출하는 등 평소에도 대립각을 세워 왔다.

김 최고위원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면 당 업무전반에 대해서 비상대권을 갖도록 만든 것이 바로 당무우선권으로, (비상대권은) 나눠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윤석열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강조하자, 이준석 대표가 '그건 주변 하이에나들의 말일 뿐이다'고 일축했다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어떤 뜻으로 그런 얘기를 한 것인지 몰라도 우리 당이 이회창 총재 이후 이명박·박근혜·홍준표 후보를 선출했을 때 지금까지 당무우선권을 두고 당에서 논란을 벌여 본 적 없다"며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인터뷰 중간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하이에나' 발언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선대위 정책 총괄 역할을 맡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은 충분한데, 직접 듣지는 못했다. 제가 캠프에 있는 하이에나가 아니라서요"라고 받아넘기면서다.


'비상대권' 윤석열 VS 대표 영향력 놓지 않으려는 이준석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 교체 여부를 둘러싼 갈등을 두고도 김 최고위원은 "사무총장 교체 문제를 두고 대통령 후보가 교체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 이 대표가 논란을 벌이지는 않을 거로 보이고, 다만 절차상의 이야기를 할 수는 있다"며 윤 후보에게 재차 힘을 실었다.

전날 윤 후보와 이 대표가 긴급회동한 끝에 권성동 후보 비서실장이 사무총장에 내정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후보 입장에서 가장 신뢰하는 분이라면 사무총장을 맡아서 대선 국면에서 당의 살림살이를 맡아 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최고위원은 최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남을 공개하며 "(김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서 대선을 이끌고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사이에서 조정하면서 지휘하는 데 가장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지도력을 발휘해서 대선 국면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데 큰 역할을 하실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전 위원장의 미션 중 하나로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조정자 역할을 꼽으면서, 두 사람의 신경전이 대선 국면 내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강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