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당국이 14일(현지시간) 리버풀에서 발생한 택시 폭발을 테러로 규정했다. 총 4명의 용의자를 체포한 경찰은 이들에게 폭발물 제조 및 테러 혐의를 적용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영국 경찰은 전날 리버풀의 한 여성병원 인근에서 발생한 택시 폭발이 테러 행위라고 밝혔다. 러스 잭슨 경찰 북서부 대테러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의 모든 동기가 아직 다 파악되진 않았지만,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한다”며 “현장 인근 지역에선 대터러 및 치안유지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은 14일 오전 11시가 되기 직전 발생했다. 이날은 영국의 현충일 격인 ‘영령기념일’로, 오전 11시에 맞춰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전사자 등을 기리기 위해 묵념이 이뤄진다. 해당 택시는 묵념이 시작되기 직전 한 여성병원 앞에서 폭발했다. 탑승했던 승객 1명은 자리에서 숨졌고, 불길이 번지기 전 차량을 빠져나온 택시기사는 부상을 입었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차량 화재 역시 진압됐고, 병원 건물 등 다른 곳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사망한 승객이 ‘급조폭발물(IEDㆍImprovised Explosive Device)’을 소지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것이 폭발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건 직후 경찰은 테러방지법에 따라 3명의 20대 남성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15일에도 추가 용의자 1명을 더 붙잡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체포된 사람 역시 20대 남성이다.
이들이 영령기념식을 노린 정황도 포착됐다. 살아남은 택시 기사의 증언에 따르면 이날 숨진 승객은 처음엔 기념식이 열리는 리버풀 대성당 앞으로 가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후 차가 막히자 사건이 벌어진 병원 앞으로 행선지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