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단체인 신남성연대가 여성가족부 폐지 시위를 벌이면서 가수 전효성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을 띄워 논란이 일었다. 전효성이 여가부의 캠페인 영상에 출연했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캠페인 영상에는 전효성만 출연한 게 아니다. 여성은 물론 수많은 남성도 참여했는데, 이 단체는 걸그룹에서 활동했던 30대 여성 전효성만 문제 삼았다.
신남성연대는 13일 오후 서울 신촌역 인근에서 여가부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3시간가량 집회와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는 "페미니스트들이 여가부 출범 20년이란 짧은 역사에도 권력과 작금의 대한민국을 삼킨 이유는 이들이 혜화역과 강남역에서 시위를 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오늘 집회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묵인하지 말라고 언론과 정치권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집회에 100여 명이 참여했다고 추정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전효성 현수막 외에도 "정치권은 (여가부 해체에) 응답하라", "우리가 이긴다" 등 구호를 외치며 환호했다.
이들은 대형 애드벌룬을 사용해 무대 의상을 입은 전효성의 상반신 현수막을 띄웠다. 현수막에는 전효성 사진과 함께 '응, 누나, 페미 코인 못 타'란 문구를 새겼다. 페미 코인은 유명인이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걸 비꼬는 표현이다. 전효성이 페미니즘을 주장한다며 조롱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이들이 전효성을 겨냥한 건 그가 여가부 캠페인 영상에 출연했다는 이유에서다. 전효성은 앞서 지난달 25일 젠더 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다루는 캠페인 '희망그림'에 출연했다. 희망그림은 여가부가 성폭력과 성희롱, 디지털 성범죄, 데이트 폭력, 스토킹 등 젠더 폭력을 막기 위해 기획한 유튜브 영상 캠페인이다. '폭력 없는 안전한 일상으로'란 캐치프레이즈로 페미니즘이 아닌 폭력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
전효성은 수많은 캠페인 참가자 중 한 사람이다. 전효성 외에도 2030세대 여성도 출연했지만, 남성 참가자도 많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경기남부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의 강승구 경위, 한 방송에서 남자 가정주부로 출연한 안효철씨, 가수 홍경민 등 다양하다.
전효성은 해당 영상에서 데이트 폭력에 대해 "관대한 분위기 때문에 자칫하면 범죄의 이유를 피해자한테 찾을 수 있다"며 "범죄라는 건 엄연히 가해자의 잘못인데 피해자가 불필요한 시선을 받는 건 옳지 못하다. 관대한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라는 사회에 대해 "밤늦게 귀가할 때마다 '오늘도 내가 안전하게 살아서 잘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한다"며 "모두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잘 말하고, 다니고 싶을 때 다닐 수 있고, 사랑하고 싶을 때 사랑하고, 헤어지고 싶을 때 헤어질 수 있는 그런 자유가 있는 사회가 안전한 사회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악성 댓글을 달며 전효성을 비판했다. 이들은 "치안 세계 1위 국가에서 매니저 데리고 돌아다니는 주제에 안전하게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r****), "밤에 자유롭게 돌아다니는데 피해 망상이다"(인***), "여가부는 이런 일이나 한다. 당장 폐지하라"(c*******), "가해자를 남자로 상정하고 얘기한다"(롱*)며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