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기간 중 마약을 투약하고 지인의 물건을 훔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3)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 성지호)는 15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절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황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고 추징금 50만 원을 명령했다.
올해 7월 1심은 황씨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4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황씨가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절도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감형했다.
재판부는 황씨가 2019년에도 마약 투약으로 기소됐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점을 언급하면서 "(당시)법원에 '마약을 끊겠다'는 서면을 제출한 점이 집행유예 선고에 중요한 참작사유가 됐는데도 누범기간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또 "마약 범죄는 재범 위험이 매우 높고 사회적 해악이 크다"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주변에 전가해 죄책이 무겁고,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데도 죄의식 없이 물건을 절취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2심에서 일부 필로폰 투약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서가 제출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황씨는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세 차례 필로폰 투약 △2018년 4월 처방 없이 향정신성 의약품 사용 △2018년 9월~2019년 3월 가수 겸 배우 박유천과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 등 혐의로 2019년 7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이던 지난해 8월 지인과 주거지 및 모텔 등에서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한 혐의로 재차 기소됐다. 이번에는 지난해 11월 지인의 집에서 500만 원 상당의 명품 의류와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던 황씨는 이날은 조용히 판결을 청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씨는 1심에서는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으나 2심에서는 "1년간 열심히 살았지만 마약을 하는 친구가 옆에 있으면 다시 마약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