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둔산권 녹지축의 중심으로 조성됐지만 콘크리트 등으로 뒤덮힌 탓에 투수성이 크게 떨어져 제 역할을 못하던 샘머리공원이 친환경 물순환 테마공원으로 거듭났다.
15일 대전시에 따르면 샘머리공원을 각종 빗물 침투·저류시설인 저영향개발(LID) 시설을 집대성한 물순환 테마공원으로 조성했다.
LID는 빗물이 땅 속으로 침투되지 못하는 불투수면을 줄여 강우 유출을 최소화하고, 물순환 기능을 회복하는 개발 방식이다.
샘머리공원은 1988년 서구 둔산동 11만7,307㎡(3만5,500여평)의 부지에 조성된 대규모 근린공원이다. 조성된 지 30년이 훌쩍 지나 노후한데다 콘크리트와 시멘트로 뒤덮혀 대전의 대표적 불투수공원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시는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샘머리 공원을 포함한 둔산·월평 일원(2.67㎢) 물순환 시범사업(총사업비 250억원)을 추진, 최근 샘머리공원 사업을 마쳤다. 물순환을 주제로 한 대규모 공원재생사업은 전국에서 처음 시행하는 것이다.
시는 샘머리공원 중앙의 콘크리트와 지장물 등을 모두 제거한 뒤 잔디광장으로 조성했다. 낡은 인라인트랙은 투수성 스케이트장으로 교체했다.
3개의 식생체류지와 자연형 수로로 구성된 빗물정원은 추억의 물레방아와 작두펌프 등을 갖춰 빗물체험학습장이자 포토존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아울러 물길찾기 빗물미로원, 미세먼지 저감용 안개그늘막, 벽천그늘막, 식생형 빗물체류지원 등을 조성해 빗물의 자연스러운 순환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여름철 연인, 친구, 가족단위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바닥분수도 조성했다.
이번 사업으로 샘머리공원의 빗물 유출량은 기존보다 연간 21.6%(10만800여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ℓ들이 드럼통 5만4,200여개 분량이다. 반면, 빗물 침투량은 7,700여톤으로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순환회복률은 42.1%에서 61%로 상승할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또 샘머리공원이 강우가 한 번 올 때 마다 4,357톤의 빗물저류용량을 갖추게 돼 '도심 속 빗물저장고'로써, 침수와 가뭄, 지하수 고갈, 열섬현상 예방·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15일 샘머리공원 물순환 테마공원 조성 사업 완료 등을 기념해 '국토의 중심 대전, 물순환도시 선포식'을 개최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물순환 도시의 핵심인 빗물시설은 화석연료 없이 수질을 개선하고, 도시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도심속 탄소를 흡수한다"며 "도심의 불투수면을 줄이고, 물순환율을 높여 물순환 선도도시이자 탄소중립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