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조합과 보상금 문제로 이견을 보여 철거를 거부해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여섯 번째 명도 집행(불법 접유된 건물을 강제로 비우는 절차) 시도가 있었지만, 신도들이 돌을 던지고 지붕 위에서 고함을 지르며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6시간 만에 무산됐다.
15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이날 오전 3시 15분쯤 500여 명의 집행 인력을 투입해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명도 집행 시도에 나섰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현장에는 소방인력 110여명과 구청 인력 15명, 경력 500여명이 배치됐다. 집행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뛰쳐나온 신도 300여명이 저항하면서 오전 9시쯤 인력과 중장비 등이 철수하면서 집행은 무산됐다.
명도 집행 시도 때마다 화염병을 던지면서 반발해온 신도들은 이날도 교회 안팎에 모여 용역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으면서 돌을 던지고 소화기를 분사했다. 대치가 6시간 가까이 이어지면서 용역들이 신도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교인들은 교회 건물 옥상과 지붕, 전봇대 위로 올라가 "집행을 그만두지 않으면 투신하겠다"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한 50대 신도는 "우리는 예배를 하겠다는 것뿐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면서 "이건 집행이 아니라 살인"이라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도 현장에 나와 교인들을 안아주며 독려했다. 그는 "이건 헌법과 대한민국에 대한 도전"이라며 "앞으로도 100번, 1,000번, 1만 번 진입해도 교회를 재탈환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 경찰을 폭행한 7명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이날 채증한 영상 등을 토대로 용역이 교인들을 폭행했다는 교회 측 주장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재개발을 앞둔 성북구 장위10구역 한복판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는 보상금 문제 등으로 재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교회 측은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측정한 감정가 82억 원보다 7배가 높은 560억 원의 보상금을 요구해왔다.
장위10구역 주택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교회를 상대로 건물 인도 소송을 냈고, 1심에 이어 지난달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교회는 서울고법이 제시한 강제 조정안에 이의를 신청한 상태다. 이 교회는 지난 8월 법원이 제시한 보상금 150억 원 상당의 조정안도 거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