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앤드류 가필드가 넷플릭스 영화 '틱, 틱... 붐!' 촬영 중 당황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압박 요법이 통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과 함께한 시간들을 "마법 같았다"고 표현하며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다.
'틱, 틱... 붐!'은 뉴욕에서 웨이터로 일하며 꿈을 키워가는 뮤지컬 작곡가가 서른 살 생일과 중요한 공연을 앞두고 겪는 사랑과 우정, 고뇌를 담은 영화다. 뮤지컬 계에 혁명을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누린 뮤지컬 '렌트'의 천재 작곡가 조너선 라슨의 유작이며 그가 뮤지컬을 만들면서 겪었던 좌절과 희망을 노래한 자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앤드류 가필드는 서른 살 생일을 앞둔 가난한 젊은 예술가 존으로 분해 자신의 이야기를 노랫말로 풀어놓는다. 잔잔한 발라드부터 빠른 선율의 음악 그리고 역동적인 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장르를 오가며 다이나믹하게 극을 이끌어간다.
앤드류 가필드는 15일 공개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처음 악보와 가사를 받고 피아노에 앉아서 첫 음절을 불렀던 상황이 기억 나나"라는 진행자 박칼린의 물음에 "첫 경험이 굉장히 많았다. 첫 워크샵 때 처음으로 출연진과 크루 앞에서 노래해야 했다. 응원해주는 친구와 관객도 일부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걸 피하려고 '강물에 뛰어들자' '다리 하나 잘라서 병원에 가야겠다' 생각하는 순간들이 있지 않나. 나도 이런 생각이 늘 들지만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눈 딱 감고 리허설 룸에 들어가서 해버리자' 한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일단 시작하면 물론 열이 오르고 머리를 쥐어뜯고 싶고 (무대에) 구멍이 생겨서 내가 빠져죽는 게 아닐까 싶지만 운이 좋다면 90%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공연 중에 부끄러워 사망한 경우가 있나?"라고 감독에게 물었다. 린마누엘 미란다 감독이 "없지"라고 하자 "내가 첫 케이스가 될지도 몰라"라며 유쾌한 매력을 뽐냈다.
앤드류 가필드는 "촬영할 때 처음 불렀던 노래가 '와이'였던 거 같다. 존의 솔로곡이다. 델라코테 극장 피아노에서 부른다"며 "촬영 첫 주가 끝나갈 때 감독님이 '그냥 바로 해버리자' 했다. 존의 여정에서 제일 중요하고 감정선의 가장 높은 클라이맥스 같은 곡이다.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비극을 감싸고 엄청난 것들이 휘몰아친다. 그걸 첫 주에 감독님이 바로 하자고 하시니까 '잠깐만, 왜요?'라 물었다"고 회상했다.
감독은 그에게 "첫 주에 안 하면 로케이션 예약이 안된다"는 현실적 이유를 댔단다. 이에 대해 감독은 "앤드류는 솔직한 피드백을 좋아한다. 비위 맞추는 걸 싫어한다. 극단적인 솔직함을 원했다. 그래서 로케이션이 지금밖에 안된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큰 산을 미리 넘는 게 중요하기도 했다. 다른 장면을 좀 더 자유롭게 찍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앤드류 가필드는 "결과적으론 정말 잘됐다. 압박 요법이 제대로 통했다"며 "몇 테이크는 라이브로 담아내는 게 필요했다. 우리가 함께한 마법 같은 순간 중 하나였다"며 웃었다.
'틱, 틱... 붐!'은 오는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