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기] '초록 봉황'은 누구 품에…덕수고 vs 유신고, 정상에서 만났다

입력
2021.11.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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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명문' 덕수고와 '경기의 강호' 유신고가 49번째 '초록 봉황'을 놓고 맞붙는다.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덕수고는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결승전에서 광주제일고를 6-4로 제압했다. 덕수고는 전신인 덕수상고(1994년)와 덕수정보고(2006년) 시절 두 차례 봉황대기를 제패한 후 15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결승에 오른 건 덕수고로 이름을 바꾼 2007년 준우승 이후 14년 만이다.

이어 열린 백전노장 사령탑 간의 대결에선 유신고가 강릉고를 4-0으로 꺾었다. 이성열(66) 유신고 감독과 최재호(61) 강릉고 감독은 아마추어 감독 경력만 나란히 근 40년에 이르는 현역 최장수 지도자들이다. 유신고는 2005년 첫 우승 이후 16년 만의 정상 도전이고 2014년 준우승에 이어 7년 만의 결승 진출이다. 두 팀은 하루 쉰 뒤 16일 결승전을 벌인다.

한편 이날 강릉고-유신고전에 앞서 2020 미스코리아 진 김혜진이 시구를 맡았다.

덕수고 6-4 광주제일고

광주제일고가 먼저 1회초 공격에서 실책과 안타, 내야땅볼로 기선을 제압했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선발 이종호(1년)가 2회초에도 선두타자 김대홍(2년)에게 2루타를 허용하자 곧바로 이번 대회 팀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임정훈(2년)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덕수고는 2회말 반격에서 5번 주정환(2년)의 우월 2루타, 7번 김현태(2년)의 좌중간 2루타, 8번 김용현(1년)의 좌월 3루타 등 장타 3방으로 가볍게 전세를 3-1로 뒤집었다. 6회에는 안타 3개와 희생플라이를 묶어 6-1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7회 2사 1ㆍ2루 위기에서 이번 대회 세 번째 등판한 심준석은 김미르(2년)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8회에도 연속안타로 무사 1ㆍ3루에 몰린 뒤 견제 악송구와 폭투로 2점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성적은 2.1이닝 동안 3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2실점(비자책). 그러나 정 감독은 경기 후 "연습 부족 탓이지만 그래도 심준석 만한 투수가 없다"고 신뢰를 보였다.


유신고 4-0 강릉고

유신고의 탄탄한 마운드에 강릉고 타선이 힘 한번 써보지 못하면서 예상 외의 싱거운 승부로 끝났다. 유신고 선발 박시원(2년)이 3.1이닝을 2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두 번째 등판한 조영우(2년)도 4.2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9회 등판한 박준우(1년)는 3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승리를 지켰다.

타선도 일찌감치 터졌다. 0-0이던 2회말 선두타자 5번 이서준(1년)의 중전안타와 6번 백성윤(2년)의 좌전안타로 무사 1ㆍ2루 기회를 잡았다. 희생번트에 이어 8번 정영진(2년)이 내야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9번 김준상(2년)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고, 1번 조장현(2년)이 다시 2루타로 김준상을 불러들여 3-0을 만들었다. 유신고는 7회 3번 박지혁(1년)의 적시타로 4-0으로 달아나 쐐기를 박았다. 이성열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은데 1, 2학년들이 잘해줘서 결승까지 왔다. 1경기 남았으니 총력전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