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공사가 진행되는 건물이 붕괴해 참사가 일어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문흥식(61)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첫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부인했다.
광주지법 형사10단독 김용민 판사는 12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문씨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문씨는 지인인 이모(74·구속기소)씨와 공모해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 재개발 조합과 계약을 맺게 해주는 대가로 철거업체 한솔·다원이앤씨와 효창건설 대표들로부터 8차례에 걸쳐 5억9,000만 원을 받아 나눠 가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씨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7월 사이 홀로 각종 하청 공정별 계약 관련 청탁알선 활동에 나서 한솔기업 등 업체 3곳 관계자 등으로부터 3회에 걸쳐 7억 원을 챙기거나 하청 수주 업체 간 담합 행위에 가담해 공정한 입찰 경쟁을 방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문씨가 ‘조합장과 친분 등을 이용해 조합이 발주하는 공사를 맡게 해주겠다’며 조합 공사·계약에 각종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문씨는 이날 법정에서 혐의 대부분을 강하게 부인했다. 문씨는 변호인을 통해 “이씨와 공동 범행(5억 9,000만 원) 중 1억 원 수수만 인정한다. 나머지는 사실과 다르다”며 “또 홀로 공정별 계약 관련 청탁·알선에 나선 사실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장은 다음 기일인 12월 15일에 한솔기업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키로 했다.
지난 6월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지상 5층·지하 1층)이 도로 쪽으로 붕괴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문씨는 철거 업체 선정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참사 나흘 만인 6월 13일 해외로 도주했다가 비자 만료 기한 90일을 다 채우고 지난달 11일 귀국,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문씨와 이씨를 비롯한 학동 3구역 업체 선정 비위에 개입한 브로커 4명을 적발해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