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조치로 향후 대면서비스가 살아나는 등 내수경기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세계적 고물가, 공급망 차질 등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국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고용 호조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방역체계 전환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등 내수 여건이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7월부터 4개월 연속 내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이달 들어 경고 수위를 크게 낮춘 것이다.
실제 내수 관련 지표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이 시행된 지난달 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13.4% 뛰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은 지난 4월(14.3%) 이후 최대치다.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 증가율은 지난달 24.0%를 기록, 전월(16.7%)보다 확대됐고 취업자 수(65만2,000명)도 2개월 연속 60만 명대로 늘었다.
경기 둔화 복병으로 꼽히는 물가도 이달엔 소폭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2%)을 높인 통신비 기저효과(0.7%포인트)가 사라져 11월 물가는 2% 중반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며 “물가를 최대 0.33%포인트까지 낮출 수 있는 유류세 인하가 이날 시행됐고, 농산물 작황도 좋아 물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달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21년 11월 경제동향’을 통해 “방역조치 완화로 서비스업이 부진에서 반등하는 모습”이라며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경기 회복세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불안정한 대외여건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 과장은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내수 부문에서 대외 부문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공급망 차질 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서 당초 우려보다 더 많은 위험 요인이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곡물가 급등 △장기화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중국발 요소수 품귀사태 등이 국내 경기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열린 ‘제38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에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흔들리지 않도록 특정 국가에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망 다변화, 국내 생산 역량 확충 등 안정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