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기업 한국갤럽이 우리 국민의 미국·중국·일본·러시아·북한 등 주요 5개 주변국 지도자의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49%로 나타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8%,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7%의 호감을 얻는 데 그쳤다.
한국갤럽이 9∼11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49%, 비호감이라는 응답은 35%로 나타났다. 호감도 49%는 과거 같은 조사 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71%)보다는 낮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2018년 5월에 얻은 최고치(32%)보다 높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호감을 표하는 응답이 8%에 그쳐 같은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비호감도는 85%로 역시 조사 이래 최고치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같은 조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주변국이 어디냐는 질문에 미국이라는 응답은 71%로, 2년 전보다 미국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응답자 비율이 9%포인트 늘어난 반면 중국이라는 답변 비율은 2%포인트 감소한 17%로 나타났다. 일본 3%, 러시아 2%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 앞서 6월 미국 퓨리서치센터 발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가운데 한국인 77%가 미국을 긍정 평가한 반면 중국을 긍정 평가한 응답은 22%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문제를 푸는 데 있어 옳은 일을 할 거라는 응답은 67%였고, 시 주석은 15%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호감도 역시 7%로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비호감이라는 응답은 88%까지 늘었다. 김 위원장에 대한 호감도는 2018년 5월 말 2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31%까지 올라가기도 했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뒤 2019년 말에는 다시 9%로 떨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호감도는 19%, 비호감도는 65%였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호감·비호감 응답 비율은 2015년 이래 큰 변화가 없었는데, 상대적으로 젊은층에서 호감이 간다는 응답이 더 많다.
10월에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6%에 그쳐 김 위원장보다도 낮았다. 시 주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일본에 대한 낮은 호감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호감이라는 응답이 80%로, 아베 신조 전 총리(89∼92%)의 비호감도보다는 낮게 나타났다. 집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계파가 다르다는 점 등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위 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