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에서 회복되는 듯 했던 영국이 이번엔 공급망 차질의 후폭풍을 맞았다. 3분기 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크게 하락했다.
영국 통계청은 11일(현지시간)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의 5.5% 성장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며 금융시장 전망치보다도 조금 낮다. 앞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3분기 성장률을 1.5%로 전망한 바 있다.
영국의 3분기 성장 차질은 공급망 병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은 트럭 운전사 부족 등으로 유통이 원활치 않으며 최근엔 주유대란까지 겪었다. 반도체 물량 부족 여파로 자동차 판매가 부진했으며 자재 확보가 어려워져 건설 공사까지지연됐다. 서비스업(1.6%)은 전분기(6.5%)에 비해 성장률이 낮아졌고 제조업은 -0.3%를 기록했다. 월별로는 9월 성장률이 0.6%로 7∼8월보다 높아졌다. 코로나19의 타격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한 상태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GDP가 2.1% 적다고 밝혔다.
성장은 저조하지만 물가는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란은행은 물가상승률이 9월 3.1%에서 11월 4.5%로 올라가고 내년 4월엔 약 5%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시장은 이달 내로 영란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영란은행은 지난달엔 일자리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다면서 금리를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