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31호 폐암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비롯해 유한양행이 신약 후보물질의 해외 임상시험을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신약에 다가서고 있다.
유한양행은 토종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치료범위를 1차 치료제로 확대하기 위해 임상 3상을 10여 국가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렉라자는 1·2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표적치료제를 복용하며 생긴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3세대 표적치료제다.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차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고, 7월 1일부터는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돼 폐암 환자 치료에 쓰이고 있다.
의료현장에서 렉라자가 허용된 건 환자는 물론 의료진에게도 치료 선택권을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 렉라자는 특히 뇌 혈관 장벽(blood brain barrier)을 통과할 수 있어 뇌 전이가 발생한 폐암 환자에게도 우수한 효능과 뛰어난 내약성을 보인다. 렉라자는 표적 선택성이 높고 항암 효과가 좋으면서 피부발진이나 설사 같은 부작용과 심장 독성 우려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렉라자 공동개발사인 얀센 역시 렉라자와 자사의 이중항체 '리브레반트'(아미반타맙)의 글로벌 병용 3상을 진행하며 상업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6월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1)와 9월 유럽종양학회(ESMO 2021)에서 렉라자와 리브레반트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제 복용 후 내성이 생긴 환자를 상대로 뛰어난 반응률을 보였다.
유한양행의 다른 기술수출 신약물질인 기능성 위장관질환 치료제 'YH12852'(미국내 후보물질명 PCS12852)도 미국에서 임상 시험에 진입했다. 유한양행의 현지 파트너사인 프로세사 파마슈티컬즈는 지난달 1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PCS12852에 대한 임상 2a상 승인을 허가받았다. PCS12852는 지난해 8월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해 프로세사 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을 이전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기능성 위장관질환은 미국에서만 매년 4% 정도의 인구가 앓고 있어 치료제 수요가 높은 시장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전 세계 폐암 환자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렉라자 후속 개발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한 다양한 신약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