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11월 16일, 국내 일부 매체에서 일본 외교가에 김일성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된다. 다음날인 17일 오전에는 한 매체에서 ‘김일성 총 맞아 피살’이라는 단정적 제목의 호외까지 발행한다. 이후 국내 대다수 언론은 뒤질세라 김일성 사망을 대서특필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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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정부에서도 김일성의 사망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11월 18일 발행된 본보 보도를 보면 17일 국회 예결위에 참석한 이기백 당시 국방장관이 "북괴 내에는 일련의 심각한 비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김일성의 사망과 자체 내 권력투쟁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흥식 국방부 대변인도 “북괴 측이 지난 16일 전방지역의 대남확성기 방송을 통해 ‘김일성이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방송을 해 왔다”고 공식 발표한다.
그러나 같은 날 한국일보 기사를 살피면 사실 확인이 더 필요했음을 알 수 있다. 몽골 주석 방북 기사에서 ‘몽고 공산당 서기장 바트문흐 일행이 방북을 위해 소련의 블라디보스토크에 중간 기착했다고 소련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고 이는 김일성이 생존해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했고, '베이징 북한 대사가 베이징에 상주하는 북한 동맹국 대사들에게 피살설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통보했다'는 보도 또한 실렸다.
결론적으로 김일성 사망은 사실이 아니었다. 국방부 발표 하루만인 18일 김일성이 몽골 주석의 영접을 위해 건재한 모습으로 평양공항에 나타난 것이다. '김일성 사망'은 사실 확인에 소홀한 언론과 당국이 합작해 만든 희대의 오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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