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가 12일부터 역대 최대폭으로 인하된다. 국내 정유업계도 유류세 인하분을 즉각 반영할 예정이어서 소비자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10일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스오일 등 국내 정유사들은 오는 12일 오전 0시부터 정부의 유류세 20% 인하분을 반영해 직영 주유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일반 주유소 등 직영이 아닌 유통망에도 동일한 가격으로 적시에 공급할 방침이다.
지난 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1,802.2원으로, 2014년 9월 이후 7년여 만에 1,800원을 돌파했다. 이에 정부에선 물가 안정 등 차원에서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부과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지방세(주행세), 교육세 등 유류세를 12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20% 인하키로 결정했다. 유류세가 20% 내리면 L당 휘발유는 164원, 경유는 116원, LPG부탄은 40원씩 가격도 내려간다.
일각에선 현재 최고점에 달한 기름값을 감안할 때, 역대 최고 수준의 유류세 인하에도 소비자 체감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주유소가 국제유가 상승분을 빠르게 반영하는 것도 이번 유류세 인하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4.15달러로, 10월 2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협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물가 인상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생각해서 500여 석유대리점과 1만여 주유소들이 즉각적인 기름값 인하에 동참해주도록 요청했다"며 "다만 개인 자영 주유소 등을 포함한 국내 석유 유통시장에서는 유류세 인하 전의 재고 물량 소진까지 시일이 걸리는 만큼 소비자 체감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석유유통업계는 최근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가 '물류대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탱크로리 등 연료수송 차량의 우선공급대상 포함 △산업용 요소수의 수송용 전환 적극 검토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현장 애로사항 해결 등을 정부에 건의했고, 매점매석 금지 등 정부방침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