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최저치 추락했는데 착시라는 與 안이한 인식

입력
2021.11.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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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졌다. 리얼미터 정기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5.8%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은 46%로 당 출범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록적인 정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착시 현상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이런 현실 인식으로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확신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 지지율은 최대 15%포인트(PNR 5~6일 조사)까지 벌어졌다. KSOI 5~6일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대선 후보 확정 이후 10%포인트 이상 급등했고 이 후보는 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등장한 2030세대가 윤 후보 지지로 쏠리고 있다는 리얼미터 7~8일 조사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 등을 감안하면 단순한 컨벤션 효과로 치부할 수 없다.

그런데 민주당의 상황 인식은 엄중하지 않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응답이 높은 경선 기간에 조사된 것으로 약간의 착시도 있다"며 지지율 격차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심지어 민주당 일각에서는 원팀 합류를 거부한 홍준표 의원의 독자 창당으로 국민의힘이 분열될 가능성을 타진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정책이나 후보 경쟁력으로 승부하지 않고 상대방 분열을 통해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한심한 정치 셈법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에 등돌린 민심이 정권교체 여론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여기에 이재명 후보 연루 의혹이 제기된 대장동 비리 수사까지 겹쳐 후보 지지율이 역전됐다는 점을 외면해선 안 된다.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반성적 정책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민주당 20년 정권’은 고사하고 당장 정권 재창출도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