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가상 자산 코인 사이트를 만들어 9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은 범죄단체 조직 혐의와 전자금융거래법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32명을 검거해 총책 김모(28)씨 등 20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2020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투자리딩, 자금세탁 등으로 역할을 나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이른바 ‘투자리딩방’을 만들어 투자자 158명을 허위 가상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9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전문 투자상담사로 신분을 속인 이들은 ‘투자리딩방’에서 300% 안팎의 고수익을 내게 해주겠다면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이 과정에서 조작한 수익 인장사진 등을 꺼내 보이거나 바람잡이를 동원해 환심을 샀다.
가입자가 소액의 돈을 입금하면 가상화폐 투자로 수익이 난 것처럼 투자액의 2배 가까운 돈을 보내줘 더 많은 돈을 투자하게 했다.
돈을 가로채는 수법도 치밀했다. 가입자가 거액을 입금하면 2분마다 ‘매수’ 또는 ‘매도’ 타이밍을 알려줘 단시간에 입력하게 한 뒤 가입자가 실수로 잘못 입력해 손해가 발생한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챙겼다. 투자액을 인출하려면 돈을 더 입금해야 하는 것처럼 속여 가입자들이 대출을 받거나 사채까지 쓰도록 만들었다.
가입자 중에는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을 처음 접해보는 주부들도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중 50대 남성은 5억여원을 날리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조직이 운영한 가상자산 사기사이트 14개를 차단하고, 은닉 재산을 추적해 부동산과 계좌 등 11억1,200만원에 대해 사용을 금지하는 ‘기소 전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경찰은 “고수익을 내건 오픈채팅방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경우 사기 사이트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