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에서 요소 가격은 지난 9월부터 급등했다. 요소의 톤당 가격은 한 달 전 470달러 수준에서 9월 말 700달러까지 급등했다. 유럽은 천연가스 공급 차질로, 미국은 허리케인 여파로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중국은 수출제한과 엄격한 통관절차를 예고해 수급이 꼬인 상태였다. 중국 수출량의 절반가량을 수입하는 인도가 대체 공급선 확보에 나선 것도 가격인상을 부채질했다. 미국 농업 매거진 프로그래시브 파머의 9월 국제시장 분석 보고서 가운데 요소 부분을 간추린 내용이다.
□ 우리 정부가 요소수 대란 상황 파악에 나선 것은 지난 2일. 중국 당국이 석탄수급 위기로 인해 요소수 원료인 요소의 수출제한 조치를 공식 발표한 지 18일 만이다. 인도에 비하면 거의 2개월이나 늦은 움직임인데도 대응은 뒷북치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주된 대책은 적발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는 매점매석 단속이다. 호주에서 2만 리터를 긴급 수입하기로 하면서 수송 기간 단축을 위해 군 수송기를 동원한다고 한다.
□ 2만 리터는 대형트럭 2,000대가 3일을 운행하는 데 필요한 물량에 불과하다는 게 민주노총의 계산이다. 요소수가 필요한 경유 화물차가 200만 대인 것에 비하면, 국면을 잠시 돌리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절대 부족한 공급 문제가 해소될 리 없다. 대책을 찾지 못하는 정부의 고민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나 궁색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미 시장에선 1만 원 하던 요소수 10리터를 10만 원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상황이다.
□ 한국교통연구원 통계인 하루 평균 주행거리 358.2㎞를 근거로 할 때 일반 경유 화물차는 월 120리터의 요소수를 사용하는 걸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한 달이면 100만 원이 넘을 추가 비용은 운전사들 부담이다. 국내 여유분이 소진되는 12월부터는 이마저 구할 수도 없어 물류, 교통, 건설 대란이 불가피하다. 장기적으론 요소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농업용 요소의 부족 경고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늑장 대응과 미중 갈등 여파 중 어느 쪽 책임이 더 큰지 인도의 경우를 참고해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