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다문화 혼인 건수가 35% 가까이 급감하면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2만 건 이하로 줄었다. 반면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이나 귀화자인 다문화 가정 출생아 비중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혼인은 1만6,177건으로 1년 전보다 34.6%(8,544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혼인 건수는 10.7% 줄어들었는데, 다문화 혼인은 더 급속히 줄어든 것이다. 다문화 혼인이 2만 건에 못 미친 것은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전체 혼인에서 다문화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7%포인트 빠진 7.6%를 기록했다. 다문화 혼인 비중은 2015년 7.4%를 기록한 뒤 매년 상승하면서 2019년에는 10.3%까지 늘어난 바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출입국을 제한하다 보니 국제 교류, 이동이 줄어들면서 다문화 혼인도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문화 혼인 유형별로는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아내의 혼인이 66.4%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을 남편으로 맞은 비율은 18.7%, 남편과 아내 중 한쪽이라도 귀화자인 경우는 14.9%였다.
다문화 혼인은 한국인 간의 혼인에 비해 남편과 아내의 나이차가 더 크게 났다. 한국인 간의 혼인은 초혼 기준 남편의 연령이 33.0세, 아내의 연령이 30.9세로 2.1세 차이였지만, 다문화 혼인은 남편 36.0세, 아내 29.2세로 6.8세 차이였다.
지난해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출생아 수는 1만,6421명으로 전년 대비 8.5%(1,518명) 감소했다. 다만 전체 출생이 10.0% 줄어든 영향으로, 다문화 출생 비중은 지난해보다 0.1%포인트 높아진 6.0%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비중이다.
다문화 출생아 부모의 국적을 보면, 어머니가 베트남(38.8%)이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국 17.7% △한국 13.7% △필리핀 6.0% 순이었다. 반면 아버지는 한국(76.4%)이 가장 많았고 △중국 7.0% △미국 4.8% △베트남 3.6%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