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멈출 수 없다"... 전남·북 소방서에 요소수 기부 잇따라

입력
2021.11.08 15:44


전국적으로 '요소수 대란'을 겪는 있는 가운데 전남·북 소방서에 요소수 기부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8일 전주덕진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께 강호빈 군을 비롯한 초등학생 3남매가 아빠와 함께 금암119안전센터를 찾아왔다. 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손수레에 담아 끌고 온 10ℓ짜리 요소수 3통을 소방대원에게 건넸다. 요소수 상자에는 삐뚠 손글씨로 "서로서로 도와가며 살아요", "착한 나눔 함께해요"라고 쓴 쪽지가 붙어 있었다.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께는 한 익명의 시민이 금암119안전센터를 찾았다. 그는 "좋은 일에 사용하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10ℓ짜리 요소수 2통을 기부하고 소방서를 떠났다. 소방대원들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그에게 이름을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은 채 서둘러 차를 타고 소방서를 빠져나갔다.

앞서 지난 5일 오후 2시께에는 한 여성이 덕진소방서에 10ℓ짜리 요소수 3통을 건넸다. 두 손 가득 요소수를 들고 온 이 여성은 "요소수가 부족해 소방차가 출동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익을 위해 써달라"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전남에서도 7일 오전 11시쯤 광양읍 고운님주유소와 역전주유소가 각각 요소수 10ℓ 2통과 1통을 광양119안전센터에 기부했다. 이어 오후 3시에도 한 시민이 광양소방서 출입문 앞에 요소수 10ℓ 1통을 두고 떠났고, 8일 오전 8시쯤 황길동 하포주유소가 요소수 10ℓ 5통을 전달했다. 또 7일 오전에도 일반 시민들이 무안남악119안전센터에 10ℓ 3통, 목포소방서에 10ℓ 1통을 기부했다.

최현경 광양소방서장은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자칫 소방차량이 출동하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해 기부한 것 같다"면서 "공공의 안전을 위해 소방서를 찾아와 도움을 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