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봉사단체 '묵담회'를 이끌어오고 있는 김인희(69)씨는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과 저소득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지역에서만 20년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김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가락시장 노숙자 무료 배식과 기초수급자, 새터민, 독거노인에게 김장김치를 배달했다. 대안학교인 제천 로뎀청소년학교, 소록도, 군부대 등에서 자장면 나눔봉사도 하면서 지역을 넘나들기도 했다. 몇몇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시작한 봉사단은 이제 회원 수 100명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김씨는 8일 '2021 서울시 봉사상' 개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김씨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상까지 받게 돼 쑥스럽다"며 "이제는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바깥 활동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을 위한 시장 보기·배달 봉사를 비롯해 강동구청 예방접종센터에서 주 1회 봉사활동도 도맡아 하고 있다. 또 동사무소에서 추천하는 가정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주변 공원을 함께 산책하기도 한다. 그는 "소소하지만 그들 삶에는 큰 힘이 된다"며 "코로나가 풀리는 대로 그동안 묵혔던 봉사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부문 대상에는 포스코 서울지역 재능봉사단이 수상했다. 직원은 물론 그 가족 등 800여 회원들이 각자 자신의 특기로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는 거대한 봉사단이다. 지난 5년간 목공, 요리, 조경, IT, 법률 등 20개 분야에서 총 382회, 1만1,885시간의 봉사활동 실적을 자랑한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강남구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을 위해 요리봉사단이 준비한 건강간식 등이 담긴 'Cheer-up Box'를 전달했고, 우울감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주민들을 위해 힐링정원 조성과 천 마스크도 직접 만들어 전달해 지역사회의 귀감이 됐다는 평가다.
최우수상에는 총 1만6,261시간 동안 저소득 가정 밑반찬 봉사활동을 해온 김정애(65)씨를 비롯해 우상종(74)씨, 문경희(71)씨, 경희대 한의과대학 간호대 봉사동아리 녹원회, 종암동 청년회가 선정됐다. 우수상에는 지역아동센터와 섬마을 아동들에게 교육·의료 한방봉사를 실천한 한진석(28)씨와 여성권익증진과 농촌일손돕기 활동을 지원한 성동구 여성단체연합회 등 14개 개인·단체가 수상했다.
서울시 봉사상 시상식은 이날 오후 시청 본관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한국일보와 서울시는 매년 지역사회 발전, 기부와 선행을 실천한 사람을 격려하기 위해 매년 수여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는 지난 6월 17일~7월 30일 개인 26명, 단체 17팀을 추천 받아 공적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묵묵히 숨은 곳에서 주변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모두 숨은 영웅"이라고 말했다.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은 "봉사자들의 정성이 모인다면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밀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