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윤석열에 '하이에나·파리떼 제거' 당부한 까닭은

입력
2021.11.07 16:1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尹캠프에 많은 사람 몰렸지만, 득표보다 감표"
"확장성 과제... 제가 2030 설득할 자신 없어"
"윤 후보 광주 방문 동행 안돼...사드기지 방문 선약"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하이에나와 파리떼'를 제거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주문했다. 윤 후보 캠프에 몰린 많은 인사들이 경선 과정에서 득표보다 감표 요인이 많았던 만큼 이를 개선해 본선을 대비하라는 것이다. 윤 후보의 확장성을 걱정한 그는 "제가 2030을 설득할 자신이 없다"며 젊은 유권자에 대한 윤 후보의 행동 양식 변화도 당부했다.

이 대표는 6일 JTBC 인터뷰에서 "선거 과정에서 제가 '하이에나'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파리떼'를 언급한 시점부터 윤 후보 캠프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며 "지난 두 달 동안 캠프 활동 양상을 보면 표를 얻은 것이 많나, 감표 요인이 많나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입당 직후인 8월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9월 "파리떼에 둘러싸여 5개월 동안 헤맨 것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윤 후보 주변에 몰려든 인사들을 '파리떼'나 '하이에나'에 재차 비유한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당 선대위를 구성할 때는 기존 캠프의 틀을 벗어나 전략적 관점에서 대대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전·현직 당 대표가 어느 지점에 우려를 가졌는지 잘 전달받을 필요가 있다"며 "윤 후보가 냉정해질 시점이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직·직능 본부장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보통 내년 광역단체장 나가고 싶어 자기 선거 준비하는 사람이지 후보에게 도움주려는 사람이 아니다"고 직설적으로 조언하기도 했다.



확장성 과제... "제가 2030 설득할 자신 없어... 후보가 변화해야"

이 대표는 윤 후보의 확장성을 걱정했다. 그는 당 경선 결과에 대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 선거 전략은 60대 이상 전통 지지층에 2030세대 신지지층을 결합한 세대 포위론이었는데, 이번 선거는 조직선거론이 득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부터가 더 큰 위기"라며 "당원 몇 십만 명 단위에서 조직 선거를 치를 순 있지만, 5,000만 명 국민 대상 선거에서 윤 후보의 확장성이 떨어지는 것을 극복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밝혔다.

특히 탈당도 불사하며 잇따라 등을 돌리고 있는 2030세대를 바라보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제가 2030세대 설득할 자신이 없다"며 "행동 양식 스타일에서 젊은 세대와 후보 자신이 맞추려 노력해야지 제가 후보랑 행사에 동행하는 것 만으론 확장 효과를 가져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젊은층 행사 동행) 일정 자체는 협조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홍준표 후보의 2030 지지율이나 제 개혁에 지지한 젊은 세대 지지율이 오롯이 윤 후보에 이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후보 광주 방문 동행 불가...사드기지 방문 선약"

윤 후보의 광주 방문 동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그날 매우 중요한 선약, 사드 기지 방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게 먼저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내용인데 언론 보도 보면 같이 가기로 한 보도도 있더라. 저랑 논의된 것은 없다"며 "제가 가고 안 가고는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해선 "본인이 접고 대의명분으로 동참하는 것 외에 뭐가 가능할지"라며 후보 단일화 논의에 재차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선 "파리, 하이에나 갖고는 선거(대선)를 못 치른다. 선거 실무에 공백이 다 메꿔지면 제가 고려할 수 있는 정치적 행보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