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과 폐렴 백신도 꼭 맞아야 할까?

입력
2021.11.06 15:45

코로나19와 독감, 폐렴은 모두 호흡기 급성 감염증이다. 발생 원인은 서로 다르지만 고열ㆍ몸살ㆍ기침ㆍ가래 등 증상은 비슷하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는데 독감과 폐렴 백신까지 맞아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데 독감과 폐렴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 예방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폐렴은 폐실질(肺實質)에 생기는 염증으로 주로 폐렴구균에 의해 발생한다. 독감과 코로나19는 상기도에 감염이 발생한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코로나 19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세 가지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일반인이 구분하기 쉽지 않다.

코로나19 백신도 접종했는데 독감과 폐렴 백신까지 맞아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되도록 모두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독감이나 폐렴 예방에 효과 있는 것은 물론 백신에 의한 면역이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데도 어느 정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세 질환 모두 같은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에 합병증으로 서로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몸의 면역 반응 중에는 ‘비특이적 반응’이라는 것이 있어 서로에 대해 작은 면역이 생길 수 있다”며 “농부가 어떤 들짐승을 막기 위해 울타리를 치면 다른 짐승들도 어느 정도 막아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여러 연구에서 폐렴과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30% 정도 코로나19에 덜 감염되고 치명률도 줄었다.

독감 백신을 맞을 때는 폐렴구균 백신을 함께 접종하는 것이 좋다. 폐렴은 독감의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이기 때문이다. 두 백신을 동시 접종하는 경우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이 줄어든다.

다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매년 달라지기에 매년 접종해야 하고, 폐렴구균은 종류에 따라 1~2회 접종하면 된다. 독감 예방접종은 폐렴과 달리 65세 이상뿐만 아니라 12세 이하 어린이도 무료 접종할 수 있다.

보통 독감 예방주사는 접종 2주 후 효과가 나타나므로 유행 시기 2주 전, 가능하면 11월 초까지 맞는 것이 좋다. 적절한 접종 시기를 놓쳤다면 늦게라도 맞는 것이 권고된다.

또 백신을 맞았더라도 호흡기 감염증 예방을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호흡기 질환 환자는 크게 줄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관심 질병 통계에 따르면 감기 환자는 2019년 1,880만 여명에서 2020년 1,370만 여명으로 급감했다. 폐렴 환자는 141만 여명에서 87만 여명으로 줄었다. 독감 환자는 231만 여명에서 133만 여명으로 감소했다.

최 교수는 “모든 질환은 걸리지 않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위드 코로나 시대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게 되더라도 개인 건강을 위해서는 마스크를 꼭 쓰는 습관을 들이고 위생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