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5차 명도집행(불법 점유된 건물을 강제로 비우는 절차) 시도가 또다시 무산됐다. 장위10구역 재개발 지역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보상금 문제로 철거를 거부해왔고, 신도들은 명도집행 시도가 있을 때마다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5일 오후 2시쯤 법원 집행관 등 300여 명을 동원해 교회 시설 등에 대한 명도집행에 나섰다. 그러나 시작부터 극렬하게 저항하는 신도들과 대치했고 결국 오후 6시 40분쯤 철수했다.
이날 강제집행 소식에 신도 수백 명이 교회 안팎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교회 입구에서부터 찬송가를 부르며 집행 인력을 막아섰다. 집행 인력이 오후 6시 10분쯤 내부 진입을 시도하자, 신도들은 소화기를 분사하고 사이렌을 울리며 "용역은 철수하라" "철수하지 않으면 투신하겠다" 등 고함을 외치며 충돌했다.
양측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2명은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한 신도는 포크레인 유압기를 절단하려다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교회 주변에는 경찰 9개 부대 500여 명과 소방차, 구급차 등이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에 서울시 감정가액인 82억 원보다 7배 정도 높은 560억 원을 보상해 달라고 요구해 갈등을 빚어왔다. 조합은 이 교회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하고 지난달 항소심에서도 이겼지만, 교회는 지난 8월 법원이 제시한 보상금 150억 원 상당의 조정안을 거절하는 등 불복을 이어가고 있다.
조합은 그간 여러 차례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신도와의 충돌로 번번이 무산됐다. 올해 4월 예정됐던 4차 명도집행은 법원이 교회 안에서 농성 중인 신도가 많아 피해가 우려된다며 당일 취소했다. 지난해 11월 3차 명도집행 때는 집행 인력 570여 명이 동원됐지만 신도들이 화염병을 던지거나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는 등 거세게 반발해 집행 7시간여 만에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