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에 따른 물류대란 조짐에 정부가 급하게 글로벌 수입처 다변화에 나섰지만 다른 국가들도 요소수 수출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겨우 수입이 가능하더라도 지나치게 소량이어서 국내 품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관련 업체들을 통해 러시아와 베트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요소수의 원재료인 요소 수입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전방위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 요소 수입은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의 요소 수입 가운데 대(對) 중국 비중은 97%에 달한다.
사실상 현재 비중이 3%에 불과한 다른 국가에서 수입량을 늘려 중국산 물량(97%)을 메워보겠다는 게 정부의 계산인 셈이다. 하지만 설사 수입이 가능하더라도 소량에 불과해 문제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할 거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마저도 우리 정부의 간곡한 요청에 러시아와 최근 추가 계약을 체결했을 뿐, 다른 나라는 기존 글로벌 공급선을 갑자기 바꾸기 어렵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요소수 관련 업체가 주로 중국산에 의존해왔던 건 생산단가도 저렴하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비도 낮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운송시간이 더 걸리는 카타르와 사우디 등에서 수입이 가능하더라도 물류비 증가로 국내 요소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현재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소수 가격을 안정화시키기에는 역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중국을 대체할 최적의 수입처로 가까운 일본을 거론한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은 중국산 요소를 2억3,000만 달러 수입했지만, 일본은 5분의 1 수준인 4,5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일본은 자국 내 요소 생산시설을 갖춰 수입이 많지 않은 반면, 한국은 2011년 전후로 관련 업체가 모두 없어졌다. 이에 국내 일부 업체들이 최근 요소 구매계약 체결을 위해 일본 측과 접촉했지만 “일본 내 물량도 모자란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중국 정부가 수출 제한 조치를 풀기 전까진 임시방편으로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것 외에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요소수 재고는 이달 말까지 쓸 물량이 있는데 이후에는 기약할 수가 없다"며 "요소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