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 감독·작가의 힌트…시즌2 어떻게 꾸며질까 (인터뷰)

입력
2021.11.09 14:55

'유미의 세포들' 첫 시즌이 큰 사랑 속에 막을 내렸다. 감독과 작가들은 시즌1의 인기 이유로 원작 웹툰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꼽았다. 시즌2가 김유미와 유바비의 연애 이야기를 담는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지난 5일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의 이상엽 감독과 송재정 김윤주 작가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을 만났다. 감독과 작가들은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시즌1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또한 시즌2에 대한 힌트를 남겼다.

'유미의 세포들'은 세포들과 함께 먹고 사랑하고 성장하는 평범한 직장인 김유미(김고은)의 이야기를 담은 세포 자극 공감 로맨스다. 첫 시즌 속 김유미 구웅(안보현)의 로맨스는 때로는 설렘을, 때로는 안타까움을 선사했다.

"응큼 세포 안영미, 몸 움직이며 연기"

'유미의 세포들'은 제작진에게 큰 도전이었다. 이 작품은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포맷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세포들의 귀여운 모습은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감독은 "세포들 세계로 처음 들어가는 부분이 중요했다. 여기를 잘 통과해야 시청자분들도 이야기를 잘 따라오실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디테일하게 콘티 작업을 했다. 이성이의 내레이션을 계속 들려주다가 유미 마음속에 있는 세포의 목소리라는 걸 알려주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세포들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개그우먼 안영미는 응큼 세포의 목소리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 감독은 "응큼 세포가 생기 넘쳐야 했다. 누군가가 회의 때 '안영미씨가 하시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냈고, (안영미씨도) 하고 싶다고 말하셨다. 엄청 즐겁게 작업했다. 안영미씨가 준비를 많이 해오셨다. 톤을 잡느라 고생을 하시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영미씨가 대본에 없는 애드리브를 하셨다. 또 실제로 몸을 움직이며 연기하시더라. 그렇게 해야 감정이 잘 나온다고 하셨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이 감독은 성우들의 목소리 톤에 크게 신경 썼다고 밝혔다. 그는 "세포들이 32세 유미의 몸속에 있는 아이들이다. 성우분들과 톤 조절을 할 때 너무 아이처럼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성인 버전 녹음도 해보고 아이 버전 녹음도 해봤다. 십대 버전으로도 했다. 녹음이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캐스팅 만족도 200%"

주연 배우 김고은과 안보현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 감독은 두 사람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유미 캐릭터에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은씨를 만났을 때 밝고 씩씩한, 유미에게서 오는 긍정적인 힘이 느껴졌다. 연애에 실패하고 절망하고 야근을 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안보현에 대해서는 "눈이 정말 맑더라. 함께 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송 작가는 캐스팅 만족도가 200%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고은씨를 보며 계속 감탄했다. 리딩 때부터 놀랐다. '이렇게 놀라운 해석이 있을 수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엔딩까지 완벽했다. 같이 작업하게 된 게 영광이다. 처음엔 안보현씨가 구웅과 안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첫 신에서 너무 닮은 구웅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예전부터 김고은 배우님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유미와 딱 어울리는 연기를 보여주시더라.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안보현 배우님은 구웅보다 훨씬 몸은 좋으시면서 웅이의 수수함을 갖고 계셨다. 몰입하며 팬의 입장에서 봤다"고 전했다.

"'유미의 세포들' 인기 비결? 원작 웹툰이 가진 힘"

감독과 작가들은 '유미의 세포들'이 누린 큰 인기의 공을 원작 웹툰으로 돌렸다. 시즌1의 흥행 비결을 묻자 이 감독은 "원작이 가진 좋은 이야기의 힘이 있었다. 작가님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너무 재밌었다. 소리 내서 웃었다. 배우들과의 작업을 통해 이야기의 힘을 다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송 작가는 제작진의 열정에도 주목했다. 그는 "원작의 힘이 크다. 제작진이 원작의 장점을 잘 살렸는데 그 부분이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성우분들이랑 제작진분들, 배우분들이 작업을 재밌게 하신 게 보여서 감동받았다. 열정 때문에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 작가 역시 "원작의 힘이 크다"면서 "보통의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그림들이 있다. 시청자분들이 단순히 TV를 보는 게 아니라 즐길 거리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듯하다. 배우분들도 연기를 잘해주셨다"고 분석했다.

"신순록 캐스팅, 염두에 두고 있는 배우 없다"

'유미의 세포들' 첫 시즌은 김유미의 성장기로 꾸며졌다. 김유미는 사랑에 기뻐하고 슬퍼하면서 조금씩 성숙해졌다. 시즌2는 어떻게 꾸며질까. 이 감독은 "시즌2에서는 바비를 만나고 작가로서 한발 내딛는 과정이 그려질 듯하다"고 했다. 또한 "다음 시즌을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원작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신순록 캐릭터의 캐스팅에도 관심이 모인 상태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원작 팬이라 순록을 누가 맡을지 궁금하다"고 말하면서도 "특별히 염두에 둔 배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시즌2에 대해 그는 "원작의 대략적인 흐름을 가져간다. 바뀌는 부분도 있을 거다. 새로운 포인트가 될 수 있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송 작가는 "원작에 최대한 충실했던 시즌1은 연애의 알콩달콩함을 안겨줬다. 시즌2에는 새로운 얘기가 들어가고 관계도 복잡해진다"고 말해 이어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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