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역사상 첫 여성 총리 탄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사민당) 전당 대회에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54) 재무장관이 당대표에 오르면서다. 성평등 운동이 활발한 스웨덴이지만 아직까지 정치 고위직 여성 비율은 낮았다.
AFP통신 등은 4일(현지시간) 안데르손 장관이 이날 사민당 차기 당대표 후보로 단독 출마해 선출됐다고 전했다. 앞서 스테판 뢰벤 총리는 당대표와 총리 자리에서 내려오겠다고 지난 8월 예고한 바 있다. 정확한 시점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그가 물러나면 의회 표결을 거쳐 안데르손이 총리직을 맡게 된다. 안데르손 신임 당대표는 "우리 당이 스웨덴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갖고 있다"면서 집권당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좌파 성향 정치인 안데르손은 뢰벤 총리의 측근이자 후계자로 꼽혔다. 1996년 총리실에 입문한 뒤 2004년 재무장관으로 뢰벤 총리 내각에 합류했고, 그로부터 '세계 최고의 재무 장관'으로 불리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줘 '불도저'라는 별명도 얻었다. 1967년 교육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 시절 수영 선수로 스웨덴 청소년 체전에서 두 차례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스톡홀름경제대학을 나와 사미당 청년 당원으로 활동했다.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AFP는 "집권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시점에서 내년 9월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대표 자리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민당은 지난 선거 때보다 3%포인트 낮은 25.6%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자유보수성향의 온건당 지지율은 3%포인트 높은 23%를 기록했다.
안데르손 장관이 스웨덴 총리가 되면 북유럽 4개국의 총리가 모두 여성이 된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 모두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