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홍준표 자신감 배틀 "이재명, 내일부터 내가 잡는다"

입력
2021.11.04 21:30
3면
투표율 64%... 누가 유리할지 안갯속
윤석열·홍준표, 경기도 방문 '적진 공략'
유승민 "뚜껑 열어봐야", 원희룡 "이재명 잡는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선출된다. 4일까지 진행된 당원투표의 최종 투표율이 64%에 육박해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지만,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선주자 4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각을 세우며 저마다 "정권교체의 주역은 나"라고 호소했다.

최종 투표율 63.89%... 민심·당심 향방은 안갯속

국민의힘 책임당원 56만9,059명 중 36만3,569명이 대선후보 당원투표에 참여, 최종 투표율은 63.89%를 기록했다.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기록한 41.2%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당원투표 결과와 3, 4일 실시된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50%씩 반영해 최종후보를 선출한다.

4일까지 승부의 추는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60대 이상을 비롯한 전통적인 보수층에서, 홍준표 의원은 최근 입당한 2030세대에서 열띤 지지를 받고 있는데, 어느 그룹이 투표에 더 많이 참여했는지 자체가 베일에 싸여 있다. 홍 의원 측은 "투표율이 높은 것은 20~40대 당원이 많이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했고, 윤 전 총장 측은 "60세 이상까지 모두 결집했으니 가능한 투표율"이라고 해석했다.

일반국민 여론조사도 호각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1~3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은 각각 27%를 얻어 동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포함한 4자 대결에선 홍 의원이 35%를 얻어 이재명 후보(27%)를 제쳤고, 윤 전 총장(35%)은 이 후보(30%)와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서 붙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석열"이재명 수사 못 피해" 홍준표 "이재명은 경기도 차베스"

경선 주자 4명은 당내 경쟁자보다는 이재명 후보와 각을 세우며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서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가 구속된 사실을 거론하며 "두 사람의 윗선이자 김만배의 '그분'인 이 후보에 대한 수사는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임대아파트는 손해라 안 지으려 한다"는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놓고 "이 후보의 '친서민' 가면이 다시 한번 찢어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4일 경기 북부 지역을 돌았다. 경기는 경기지사를 지낸 이 후보의 홈그라운드.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경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홍 의원도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했다. 이 후보를 포퓰리즘으로 무너진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빗대 "내가 경기도에 온 것은 '경기도 차베스'의 본거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경기도 차베스를 잡아넣으려면 경기도가 (정권교체의) 주축이 돼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서울 홍대거리를 찾아 청년들을 만나서는 "내일 내가 대선후보가 되지 않나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승민·원희룡, 대장동 천막 투쟁본부 찾아 '지지 호소'

유승민 전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비롯한 '공중전'에 공을 들였다. 그는 "당원투표도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나는 치타처럼 막판에 스퍼트하고 있다"며 막판 대역전을 기대했다. 또 "신입 당원들의 소신투표를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대장동 1타 강사'로 역전을 노리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국회 앞에 차려진 대장동게이트 특검 추진 천막투쟁본부를 방문해 이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 후보는 "이 후보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은 원희룡"이라고 호소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전국지표조사(NBS)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