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선출된다. 4일까지 진행된 당원투표의 최종 투표율이 64%에 육박해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지만,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선주자 4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각을 세우며 저마다 "정권교체의 주역은 나"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 56만9,059명 중 36만3,569명이 대선후보 당원투표에 참여, 최종 투표율은 63.89%를 기록했다.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기록한 41.2%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당원투표 결과와 3, 4일 실시된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50%씩 반영해 최종후보를 선출한다.
4일까지 승부의 추는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60대 이상을 비롯한 전통적인 보수층에서, 홍준표 의원은 최근 입당한 2030세대에서 열띤 지지를 받고 있는데, 어느 그룹이 투표에 더 많이 참여했는지 자체가 베일에 싸여 있다. 홍 의원 측은 "투표율이 높은 것은 20~40대 당원이 많이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했고, 윤 전 총장 측은 "60세 이상까지 모두 결집했으니 가능한 투표율"이라고 해석했다.
일반국민 여론조사도 호각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1~3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은 각각 27%를 얻어 동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포함한 4자 대결에선 홍 의원이 35%를 얻어 이재명 후보(27%)를 제쳤고, 윤 전 총장(35%)은 이 후보(30%)와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서 붙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선 주자 4명은 당내 경쟁자보다는 이재명 후보와 각을 세우며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서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가 구속된 사실을 거론하며 "두 사람의 윗선이자 김만배의 '그분'인 이 후보에 대한 수사는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임대아파트는 손해라 안 지으려 한다"는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놓고 "이 후보의 '친서민' 가면이 다시 한번 찢어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4일 경기 북부 지역을 돌았다. 경기는 경기지사를 지낸 이 후보의 홈그라운드.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경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홍 의원도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방문했다. 이 후보를 포퓰리즘으로 무너진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빗대 "내가 경기도에 온 것은 '경기도 차베스'의 본거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경기도 차베스를 잡아넣으려면 경기도가 (정권교체의) 주축이 돼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서울 홍대거리를 찾아 청년들을 만나서는 "내일 내가 대선후보가 되지 않나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승민 전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비롯한 '공중전'에 공을 들였다. 그는 "당원투표도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나는 치타처럼 막판에 스퍼트하고 있다"며 막판 대역전을 기대했다. 또 "신입 당원들의 소신투표를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대장동 1타 강사'로 역전을 노리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국회 앞에 차려진 대장동게이트 특검 추진 천막투쟁본부를 방문해 이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 후보는 "이 후보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은 원희룡"이라고 호소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전국지표조사(NBS)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