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3일(현지시간) 18세기 유럽에서 제작된 지도를 선물 받았다. 한반도 동쪽 바다를 '소동해’로 표기한 지도다. 김 여사는 "정말로 희귀한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헝가리 국가기록원이 선물한 고지도는 1730년 유럽에서 제작된 것으로, 조선의 국호를 'CAOLI KUO, COREA, CHAO SIEN'으로 표기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지금의 동해를 '소동해(小東海, MARE ORIENTALE MINVS)'로 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18세기 유럽에서 동해를 '한국에 속한 영해'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지도는 1739년판이 가장 많은데, 헝가리 국가기록원이 전달한 지도는 1730년판으로 초기본에 속한다고 한다.
헝가리 국가기록원은 1902년 헝가리인 가운데 최초로 고종 황제를 알현한 것으로 알려진 버이 피테르 신부가 남긴 일기(1902년)와 저서(1918년)도 공개했다. 여기엔 조선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한 우려가 담겨있다고 한다.
김 여사는 버이 피테르 신부의 글 가운데 "이 민족과 국가에 미래의 중요한 역할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항상 확신하고 있었습니다"라는 부분을 낭독한 뒤 "100년 후의 한국 국민들께 보내는 편지 같은 글이다. 격동의 시기에 무너지지 않은 조선인들의 고귀한 자존심이 기록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내외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헝가리 국가기록원은 기록관리 업무협약을 맺었다. 헝가리 국가기록원은 1756년 유럽 최초의 기록보존소로 설립됐다. 소장 기록 중에는 17세기 이후 한국과 관련한 기록도 많다. 한국 국가기록원은 1989년 헝가리와의 수교 이후 관련 기록 7만여 건을 수집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 여사는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 부인 헤르체그 어니터 여사와 함께 에이펠 아트 스튜디오도 찾았다. 김 여사와 헤르체그 여사가 건물 안에 도착하자 피아노 연주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