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티스트들이 앞다투어 영화관을 찾고 있다. 이들이 무대 위를 벗어나 스크린 점령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 방탄소년단부터 송가인까지, 극장으로 향한 스타들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는 다음 달 국내 최초 개봉을 시작으로 전 세계 70여개 국가 영화관을 통해 'MONSTA X : THE DREAMING(몬스타엑스 : 더 드리밍)'을 선보인다. 해당 영화는 지난 6년간 몬스타엑스가 걸어온 여정과 멤버별 독점 인터뷰를 통해 만나는 미국 활동기, 팬들을 위한 스페셜 콘서트 무대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 완성됐다.
특히 몬스타엑스는 이를 통해 다음 달 10일 발매를 앞두고 있는 두 번째 미국 정규앨범 수록곡 첫 무대를 공개한다고 알려 글로벌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들의 극장 진출은 K팝 신에서 더이상 이례적인 행보가 아니다. 대표적인 예는 방탄소년단(BTS)이다. 이들은 지난 2018년 개봉한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를 시작으로 월드 투어 공연 실황과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네 편을 개봉하며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성적 역시 꽤나 만족스러웠다. 해당 영화는 예매 오픈 이후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모든 시리즈가 30만 명이 넘는 관객(국내 기준)을 동원하는 등의 기록으로 극장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트와이스도 앞서 월드투어 공연 실황과 비하인드 인터뷰를 담은 영화 '트와이스랜드'를 개봉하며 팬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으며, 슈퍼주니어도 최근 정규 10집 발매 기념 다큐멘터리를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피원에이치의 경우 자신들의 세계관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행보는 비단 K팝 아이돌 그룹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가요계를 흔들었던 '트로트' 가수들 역시 잇따라 영화관 진출에 나서며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냈다.
지난해 첫 팬미팅 실황을 담은 영화 '그대, 고맙소'를 개봉했던 김호중에 이어 올해 설 연휴에는 송가인이 자신의 콘서트 실황과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송가인 더 드라마'를 개봉해 극장에서 팬들을 만났다. TV CHOSUN '미스터트롯' 톱6도 서울 콘서트 실황과 일상을 그린 영화로 뜨거운 인기를 이었다.
▲ K팝 가수들의 극장 行, 이유는?
이처럼 많은 K팝 가수들이 영화관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소속사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이유는 전 세계를 뒤덮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해외 무대의 축소였다.
코로나19 시국이 장기화되면서 월드 투어 등으로 팬들을 만날 기회가 적어진 K팝 아티스트들에게 극장이 국내 및 해외 팬들에게 생생한 현장감으로 아티스트의 진솔한 이야기 등을 전할 수 있는 창구가 됐다는 설명이다. 송가인의 소속사 포켓돌스튜디오 측은 "코로나19로 막힌 콘서트 관람 문화의 아쉬움을 채워주기 위해 콘서트 실황과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제작했다"라고 전했다.
몬스타엑스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 역시 "현재 K팝이 전 세계에서 열광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려 한다. 그 중에서도 스크린을 통한 프로모션은 현 코로나19 시국에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국내외 팬들에게 보다 손쉽게 닿을 수 있다는 이점과 몬스타엑스의 다양한 모습들을 스크린으로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영화 제작을 택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아티스트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된 콘텐츠를 국내외 시장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팬들의 접근성이 높다는 점과 안정적이고 가성비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K팝 아티스트들이 영화관으로 향하는 이유다.
지난해 하이브(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설명회 당시 쓰리씩스티 김동준 사업대표가 밝힌 영화 콘텐츠에 대한 평가에서도 이같은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당시 김 대표는 "극장에서 진행된 방탄소년단의 투어 생중계와 공연을 바탕으로 한 영화 등을 통해 양적·질적 성장을 통한 공연 경험 확장과 수익 구조 다각화에 성공했다"라며 "실제 투어의 총 관람객의 두 배 이상인 수백 만 명의 글로벌 관람객이 해당 콘텐츠를 즐겼으며, 이것이 곧 콘텐츠 영역의 다변화로 고객 경험의 확장과 매출 신장의 시너지를 극대화 시킨 모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