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사냥꾼' 될 BTS, 미국서 걸그룹 데뷔... 방시혁의 미래

입력
2021.11.0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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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공동체와 함께하는 회사 설명회'

그룹 방탄소년단과 한국 설화를 엮은 웹툰이 내년 공개된다. 방탄소년단이 속한 하이브는 미국에서 여성 그룹을, 일본에선 남성 그룹을 각각 선보인다. 더불어 하이브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 진출한다. 방탄소년단 팬인 '아미'들은 앞으로 방탄소년단의 음반과 사진 등을 NFT로 소장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이브는 4일 온라인으로 '2021 공동체와 함께하는 하이브 회사 설명회'를 열어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가상과 현실, 언어, 산업 간 경계를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게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이날 밝힌 계획의 골자다.


한국 설화 접목한 'BTS 웹툰'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오리지널 스토리' 제작. 하이브는 내년 1월 15일부터 네이버웹툰 등을 통해 '세븐 페이트: 차코' '크림슨 허트' '다크 문' '더 스타 시커스'를 차례대로 공개한다. 이 중 범 사냥꾼을 뜻하는 '차코'는 방탄소년단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이다. 왜 방탄소년단이 일곱 명인지 그들은 왜 운명처럼 엮였는지 그리고 그 운명은 무엇인지를 한국 설화와 접목, 방탄소년단 멤버를 범 사냥꾼으로 설정해 이야기를 꾸렸다.

방 의장은 "하나의 곡과 앨범에서 아티스트들은 하나의 캐릭터가 된다"며 "그 음악을 통한 이야기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공감을 얻고, 그 이야기에 대한 가치의 중요성에 큰 확신을 갖게 돼 음악 그리고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음악이란 문법에 국한하지 않는 오리지널 스토리 제작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콘텐츠 산업 성장의 동력이 지식재산권(IP) 확보와 다양화로 떠올라 음악 외 IP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NFT로 소유하는 BTS

아미들의 K팝 경험도 뮤직비디오 시청과 CD 소장을 넘어 다양해질 전망이다.

NFT 사업에 뛰어든 하이브는 아티스트 IP 기반의 디지털 자산을 위버스 등의 플랫폼에서 수집, 교환, 전시할 계획이다. 내년엔 방탄소년단 신작 게임도 출시된다.


"국가 경계 뛰어넘는 성장과 여정 신인 그룹에 담을 것"

하이브는 미국과 일본에서 K팝 유전자를 지닌 그룹도 잇따라 내놓는다.

하이브 미국 지사인 하이브 아메리카는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게펜레코드와 합작해 글로벌 여성 팝 그룹 데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윤석준 하이브 아메리카 사장은 "하이브의 신인 개발 노하우와 유니버설뮤직그룹의 음악 제작 및 마케팅 노하우를 더해 걸그룹을 제작할 것"이라며 "국가와 예술의 경계를 뛰어넘는 성장 과정과 여정을 담아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그룹 멤버 선발을 위한 오디션 접수는 전날 '하이브게펜-오디션 닷컴'에서 시작, 28일까지 진행된다. 지난해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은 지원자 4명과 함께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할 보이그룹 데뷔 오디션 프로그램도 내년 일본에서 방송된다.

방 의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 없이 음악과 아티스트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의 경계 없이 전 세계 팬들을 만나고 있다"며 "팬들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원하는 콘텐츠와 서비스가 끊임없이 이어지게 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풀어가야 할 숙제이자 소명"이라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엔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을 발굴한 이타카홀딩스의 스쿠터 브라운 대표도 참여했다.

하이브는 3분기 매출액은 3,410억 원으로, 영업 이익은 656억 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63% 증가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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