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8종으로 늘었다. 인도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면서다. 인도산 백신이 보존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비교적 의료 시설이 열악한 제3세계 국가들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WHO는 3일(현지시간) 인도 제약사 바라트바이오테크와 인도의학연구협의회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코백신’을 긴급 사용 승인 명단(EUL)에 올렸다고 밝혔다. WHO는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기술자문그룹(TAG)이 코백신의 품질과 안전성, 효능 등에 대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효능이 위험을 능가했다”며 “이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자문단인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도 코백신이 코로나19 중증에 대해 78%의 효능을 보였다면서 18세 이상 모든 연령대에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코백신은 섭씨 2~8도 범위에서 9개월간 사용할 수 있다고 WHO는 밝혔다. 또 백신 개봉 후에도 28일 동안 접종이 가능하다고 WHO는 덧붙였다. 보관 온도인 2~8도는 일반 가정용 냉장고에서도 충분히 유지 가능한 온도다. 마리안젤라 시망 WHO 사무차장은 "(코백신의) EUL 등재는 감염병을 종식시키는 데 필요한 가장 효과적 의료 도구인 백신의 가용성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최초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위험 그룹에 (접종)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밝혔다.
생산에도 가속이 붙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코백신이 인도의 세 곳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현재 월 5,000만 회 접종분을 제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체 측도 올해 말까지 연 10억 회 접종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WHO의 검증이 백신 구매를 원하는 국가들의 요청을 신속히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슈나 엘라 바라트바이오테크 대표는 “이 승인을 통해 우리는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접근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WHO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 영국 기반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 중국의 시노백, 시노팜 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앞서 승인했다. 러시아가 만든 ‘스푸트니크V’ 백신도 조만간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