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30년이 되면 1,000개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전망이 나왔다. 기존 예상보다 두 배나 빠른 속도다. 군사력 증강에 속도를 내는 중국이 육해공 어디서나 핵 공격이 가능한 초기 단계의 ‘핵 3축’을 이미 완성했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 핵탄두 보유 규모가 2027년까지 700개로 늘어나고, 2030년에는 1,000개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 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추세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라는 게 외신들의 설명이다. 미 국방부는 매년 중국 군사력에 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핵탄두가 200개 초반대”라면서 2030년까지 이 수가 두 배인 약 400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1년 사이 예상치가 배로 뛴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보단 훨씬 적은 양이지만, 국방부의 1년 전 추정에서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2003년까지만 해도 1만 개 가량이었지만, 현재는 그 수를 줄여 현재는 3,750개다.
때문에 국방부는 중국이 육해공에서 핵 공격을 할 수 있는 ‘3대 핵전력’을 이미 완성했을 수 있다고 봤다. 3대 핵전력은 지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해상의 핵잠수함, 공중의 핵폭격기를 말한다. 또 핵 전력 증강을 위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추출하기 위한 핵 재처리 시설과 고속증식로를 추가 건설하고 있다는 점도 명시됐다.
미 국방부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대만에 대한 위협에도 경각심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중국군의 진화하는 능력과 개념은 강력한 적과 싸워 이길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강력한 적’은 미국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으로 해석했다. 또 이런 상황은 중국이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을 강압적으로 대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당국자는 보고서와 관련한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이 대만에 대한 공동 봉쇄에서부터 대규모의 수륙 양용 침략까지 모든 옵션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엔 공중과 미사일 공격은 물론 사이버 공격까지 포함될 수 있다. 또 중국이 대만 연안의 섬을 점령할 수도 있지만, 이 당국자는 어떤 것이 가장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애스펀연구소 주최 안보포럼에서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군사적 행동을 준비 중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6~24개월 내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