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대위 참여설' 유시민 유튜브 출연... "정치 얘기는 없었다"

입력
2021.11.03 20:30
양측 "성남 배경 윤흥길 소설 얘기만 나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한때 '선대위 참여설'이 불거졌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사실이 3일 뒤늦게 알려졌다. 내년 대선에 앞서 이 후보가 친노무현 진영의 상징적 인사인 유 전 이사장과 만났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지만, 양측은 현안 언급 없이 책 얘기만 나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0일 유 전 이사장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북스'에 출연해 녹화를 마쳤다. 이 후보가 출연한 영상은 오늘 12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윤흥길 작가의 소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해당 소설은 1971년 광주(현 경기 성남) 대단지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은 성남지구 택지개발이 시작될 당시 철거민으로부터 입주권을 샀으나, 정부의 불합리한 조치로 내 집 마련의 꿈이 좌절되자 이에 항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후보는 소설 내용과 관련해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풀어냈고, 정치와 관련한 언급은 삼갔다고 한다.

이 후보의 출연을 두고 당내 친노·친문재인 진영 지지를 결집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 전 이사장은 원조 친노 인사이자 문재인 정부에서도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원사격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유 전 이사장의 선대위 참여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유 전 이사장이 지난달 노무현재단 이사장 직에서 퇴임할 당시 '이재명 선대위 합류설'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유 전 이사장은 "저는 글과 말로 세상과 관계를 맺고 사는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며 정치 참여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 후보 측과 유 전 이사장 측은 알릴레오 북스 출연과 관련해 "정치 현안에 대한 발언 없이 책 이야기만 했다"고 했다.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