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장관 '호국훈련' 참관 이례적 주목, 왜?

입력
2021.11.03 15:51
文 정부서 실기동훈련 대폭 축소된 탓

2일 ‘호국훈련’을 참관한 서욱 국방부 장관의 행보가 이례적으로 화제가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방수장이 호국훈련장을 찾은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모두 참여하는 호국훈련은 우리 군의 대표적 합동 실기동 훈련. 하지만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주관해 그간 장관의 참석 여부는 큰 관심사가 아니었다. 가뜩이나 현 정부 들어 실제 병력이 움직이는 기동 훈련이 대거 축소되면서 서 장관의 참관에 보다 관심이 갔다.

3일 국방부에 따르면 서 장관은 전날 경기 여주 일대에서 전개된 호국훈련 현장을 방문해 부대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이지만 실전처럼 훈련해 전투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방부는 미래 전장을 가정한 훈련이 이번에 처음 포함돼 장관이 훈련장을 찾은 것일 뿐,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서 장관이 미래전투체계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올해 호국훈련에서 미래기갑여단 편제를 적용하고 무인항공기(UAV)를 운용하는 등 미래전에 대비한 훈련을 처음 실시하는 만큼 참관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실제 서 장관은 현장에서 “드론과 무인항공기, 사이버 공격, 유ㆍ무인 복합체계 운용 등 미래전 양상에 대비할 수 있도록 훈련에 매진해달라”고 강조했다.

합참 작전본부장을 지내는 등 야전과 작전 분야 경험이 풍부한 서 장관의 이력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있다. 훈련 여건과 환경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방수장이었던 송영무 전 장관은 해군 함장, 후임인 정경두 전 장관은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었다.

국방장관의 호국훈련 참관이 처음은 아니다. 한민구 전 장관(박근혜 정부)과 김태영 전 장관(이명박 정부)도 재임 당시 훈련 현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장관의 호국훈련 참석은 비중 있게 다루는 일정은 아니다”라며 “다만 현 정부 들어 독수리훈련이 폐지되는 등 실기동 훈련 비중이 축소돼 장관의 이번 행보가 주목을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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