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맞고도 코로나에 감염되는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있다. 백신접종자는 감염이 되더라도 위ㆍ중증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미접종자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돌파감염의 증가를 적절히 억제하지 못할 경우 의료체계에 부담을 준다.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대한 추가접종(부스터샷)에 속도를 내야 한다.
돌파감염자는 지난 8월 2,000명대에서 9월 8,000명대, 10월 1만 명대로 급증세다.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돌파감염자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백신을 일찍 맞은 고령층의 돌파감염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지난 10월10~23일 70대 확진자 중 80.8%, 80세 이상에서는 72.3%가 돌파감염이었다. 고령층에서 백신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고령층 대다수는 내년 초에야 추가접종을 하게 된다. 이미 추가접종을 하고 있는 요양병원ㆍ요양시설 입소자 이외에 필요하다면 일반 고령층에도 접종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이동량이 늘어나고 모임이 잦아지면서 독감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통상 4~8월에 유행해 ‘여름감기’로 불리는 파라인플루엔자가 올해는 9월부터 환자가 증가하는 이례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파라인플루엔자의 유행을 겨울 독감의 전조증상으로 보고 있다. 독감은 코로나보다 증상이 약하고 치료제도 있지만 코로나와 함께 유행해 ‘트윈데믹’ 상황이 벌어질 경우 대응이 여의치 않다. 이들의 발현증상이 비슷해 의료기관에서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독감 접종률을 높이는 노력도 필수적이다. 지난 9월 중순 시작된 독감백신 접종률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낮다. 13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지난해의 절반에 불과하다. 코로나 이전에도 겨울에는 중환자 병상이 부족했는데 코로나 확진자의 증가와 독감 환자의 증가가 함께 발생하면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코로나 백신뿐 아니라 독감 백신 접종이 공동체의 건강을 지키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