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보다 비싼 22억 오피스텔 청약, 12만명 몰렸다

입력
2021.11.03 19:37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89가구에 12만명 쇄도
1,398대 1...오피스텔 역대 최고 경쟁률
'신길 AK 푸르지오'는 홈페이지 서버 다운

아파트보다 비싼 최고 분양가 22억 원으로 논란이 일었던 경기 과천시 오피스텔 청약에 12만 명 넘게 달려들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각종 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를 피해 전매 제한 등이 없는 오피스텔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과천시 별양동에 신축되는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은 전날 진행된 89실 모집에 12만4,427명이 쇄도해 오피스텔 사상 최고인 평균 경쟁률 1,398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 A타입(79실)은 10만6,567명, 가장 물량이 적은 84㎡T(2실)는 5,762명이 신청했다.

이 오피스텔은 분양가격이 최저 15억4,200만 원, 최고 22억 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정부과천청사 인근 서울지하철 4호선 바로 앞 초역세권 입지에 들어서는 데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이 적용돼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22억 원은 인근의 신축 아파트 최근 실거래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진행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신길 AK 푸르지오' 오피스텔 청약에는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 한때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시행사는 청약 마감 시간을 당초 오후 5시에서 밤 12시로 연장했다. 96실이 공급되는 이 오피스텔은 분양가격이 9억7,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고분양가에도 주거형 오피스텔 청약 광풍이 부는 이유로는 아파트와 달리 느슨한 규제가 꼽힌다.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해 20, 30대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또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취득세 중과 대상도 아니다. 특히 100실 미만 오피스텔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해석이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수도권 오피스텔에 투자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 2억9,076만 원으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와 인천 오피스텔 매매가는 20% 넘게 올랐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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