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를 모르는 '우승 청부사' 콘테 감독, 손흥민의 새 스승으로

입력
2021.11.03 16:56
21면
英 언론 "콘테도 손흥민 사랑할 수밖에"
'세리에A 우승' 인터밀란처럼…손, 케인과 투톱 전망
생애 첫 우승 트로피 꿈도 한걸음 가까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우승 청부사' 안토니오 콘테(52·이탈리아) 감독을 선임했다. 토트넘 입단 이후 세 번째 감독을 맞이한 손흥민이 콘테 체제에서 다시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콘테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23년 6월까지에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최근 토트넘은 극도로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까지 올랐던 토트넘이지만, 지난해 유로파리그 진출마저 좌절되며 분위기가 꺾였다. 올 시즌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며 이적을 공식화했던 간판스타 해리 케인은 태업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시즌 리그 득점 1위 케인과 4위 손흥민이 있음에도 10경기 9골에 그치며 리그 득점 19위(9골)에 머물렀다.

'적당히'를 모르는 콘테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한 것은 토트넘이 장기적으로 EPL 우승까지 노리겠다는 선언이다. 콘테 감독은 독불장군 기질 탓에 구단이나 선수들과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016~2017시즌에는 10위권에 불과했던 첼시를 EPL 정상에 올려놨고, 2020~2021시즌에는 유벤투스 천하를 깨고 인터밀란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다. 구단은 콘테 감독에게 1억5,000만 파운드(한화 약 2,406억 원) 상당의 이적 자금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즌은 어려울 수 있지만, 적어도 다음 시즌에는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될 것이라는 게 영국 현지 언론들의 평가다. 이적을 요구했던 케인이 태세를 바꿔 토트넘 잔류를 희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콘테 감독 선임은 아직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손흥민에게도 희소식이다. 손흥민은 여전히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부터 누누 산투 감독까지 토트넘 감독들은 손흥민을 신뢰했다. 현지 언론들은 3-5-2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는 콘테 감독이 손흥민을 투톱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시즌 인터밀란에서 루카쿠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즈처럼 손흥민과 케인의 화력이 극대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콘테 감독은 유벤투스와 첼시 시절에도 투톱을 활용했다. 손흥민과 케인이 공격파트너로 활약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토크스포츠 역시 손흥민 투톱을 예상하면서 "콘테는 완전히 손흥민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새 사령탑을 선임한 토트넘은 이달 에버튼, 리즈, 번리 등 비교적 약체로 분류되는 팀과 세 번의 리그 경기를 치른다. 콘테 감독이 11월 전승을 이끌 경우, 토트넘이 올 시즌부터 돌풍을 일으키는 것도 꿈은 아니다.

최동순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