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감기' 때 늦은 습격... 위드 코로나로 독감까지 유행할까

입력
2021.11.02 19:00

통상 여름철에 유행해 ‘여름 감기’로 알려진 파라인플루엔자가 이례적인 확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호흡기 관련 질병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방역 강화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방역이 완화되면서 호흡기 감염병이 기지개를 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일 “파라인플루엔자는 보통 늦봄에서 늦여름 사이 유행하다 10월 이후 사라지는데, 올해는 상당히 예외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전조 증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라인플루엔자 입원 환자 수 10배 폭증

파라인플루엔자는 지난 9월 말 영남지역의 6세 이하 아이들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다가 최근엔 전국으로 번졌다. 219개 의료기관의 표본감시 결과 9월 중순 56명이었던 입원 환자 수가 지난달 중순에는 515명으로 10배가량 늘었다. 환자 중 90% 이상은 6세 이하다.

방역당국은 지금에야 파라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이유로 △지난해 유행이 없어 상대적으로 면역이 떨어진 점 △세계적 위드 코로나로 방역이 느슨해진 점 등을 꼽았다.

급성호흡기감염 중 하나인 파라인플루엔자는 대부분 가벼운 발열, 기침, 콧물 등에 그치지만, 심한 경우 아이들은 컹컹 짖는 듯한 기침에 이어 급성후두기관지염이나 세기관지염, 폐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파라인플루엔자 자체가 심각하진 않아도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으로까지 이어질 위험도 있다.


13세 이하 독감 백신 접종률 46.2%

하지만 9월 중순 시작된 독감 백신 접종은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졌다. 13세 이하 어린이 1회 접종률은 46.2%에 그쳤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 사이 12세 이하 어린이 1회 접종률 86.9%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65세 이상 노인 접종률은 64.9%, 임신부 접종률은 47.8%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도 해외에서 들어오는 것이라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를 벗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유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 임산부, 유·소아 등에게 독감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