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야구장서 마스크 써도 함성·구호 안돼요"

입력
2021.11.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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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말 차단 위해 함성 등은 금지돼야
헬스장 등 백신패스 적용도 마찬가지

정부가 야구장에서 함성이나 구호를 금지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재차 당부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일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중에는 야구장에서 관람객들이 함성이나 구호를 외치는 게 금지돼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해당 구단이나 협회 등과 함께 이 수칙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첫날이었던 지난 1일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은 일부 관람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거나 응원을 하는 모습이 TV를 통해 방송됐다. 위드 코로나 1단계 방역수칙에 따르면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땐 마스크를 쓰더라도 응원이나 함성이 금지된다. 위드 코로나 이전 사회적 거리두기 때의 수칙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손 반장은 “함성이나 구호를 외치면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침방울 배출이 많아지고 강해져서 마스크로 완전히 차단되는 효과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1일부턴 야구장의 접종완료자 전용 구역에선 취식도 허용됐기 때문에 음식을 먹다 마스크를 벗은 채 큰 소리로 응원을 하면 감염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은 실외 스포츠 경기장에서 관람객들이 마스크도 안 쓴 채 응원하는 모습을 TV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우리 방역수칙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손 반장은 그러나 “1차 방어막인 예방접종을 해도 델타 변이 감염 예방 효과는 60%에 머물기 때문에 최후 방어막인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며 “마스크 착용 효과에 대해 논쟁이 있는 서구권과 달리 우리는 접종완료자라도 마스크를 벗거나 마스크의 방어력이 뚫리는 상황들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설명했다.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음식을 먹는 문제도 같은 이유로 규제를 다 풀지 않았다. 위드 코로나 1단계는 영화관의 접종완료자 전용관과 실외 스포츠 경기장의 접종완료자 전용구역에서만 시범적으로 취식을 허용했다. 이후 한 달간 집단감염이 생기는지 지켜보고 나서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다른 실내 시설도 취식을 허용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헬스장 같은 실내체육시설의 ‘백신 패스(접종완료 증명)’ 적용도 비슷한 취지다. 러닝머신 속도 제한을 풀고 샤워실과 집단운동을 허용한 만큼 감염 위험은 높아졌다. 그래서 단기간 백신 패스를 도입해 접종을 마친 사람과 코로나19 검사 음성이 확인된 사람만 이용하도록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손 반장은 “실내체육시설은 4차 유행 중 가장 많은 집단감염이 나온 곳 중 하나”라며 업계의 반발에 대해 “소관 부처에서 계속 대화하고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